주요 주주에게 서한 발송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위기
주요 인수 후보 “사실무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상장하기 어려워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카카오에서는 “확정된 사항은 없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 카카오엔터의 주요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매각 의사를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쪼개기 상장 논란, 시장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2019년부터 준비해 왔던 IPO(기업 공개) 대신 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카카오에서 매각설이 도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시장 상황에선 상장하더라도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코스피 시장은 전체적으로 침체하였지만, 카카오엔터는 11조 원 수준의 몸값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이다.
2023년 사우디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은 카카오엔터의 회사 가치를 약 10조 5,000억 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카카오엔터로서는 상장 후 시가총액이 10조 5,000억 원을 넘겨야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IPO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카카오엔터는 뮤직(연예 기획), 스토리(웹툰 웹소설), 미디어(제작사) 등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멜론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카카오엔터는 잇단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2022년엔 약 1조 원을 투입해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시와 타파스를 인수했다. 유명 연예인인 유희열, 유재석 등이 소속된 안테나를 인수하기도 했다. 2023년 카카오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도 확보했다. 이에 카카오엔터의 자회사는 2020년 14개에서 지난해 42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같은 확장은 곧 후유증을 불러왔다. 저금리 시기에 공격적인 인수합병 절차를 거쳐 인수한 기업들이 인수 직후 실적이 급락하는 등의 부작용을 겪으면서 모회사인 카카오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이에 최근 카카오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그룹 슬림화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기준 153개였던 계열사는 지난해 말 120개로 줄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06억 원으로 2023년(692억 원)보다 1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1조 8,128억 원을 기록했지만, 1조 8,735억 원의 매출을 올린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엔터의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설이 대두되는 이유이다. 카카오엔터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1.67%에서 2024년 말 165.31%로 33.6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 관계자들은 카카오엔터의 몸값을 5조 원 이하로 예상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인수 후보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인 하이브,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이 거론됐으나, 해당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국내 언론 매체인 디지털데일리의 취재에 따르면, 해당 관계자들은 모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인수와 관련된 소식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카카오는 9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 매각설’과 관련해 “카카오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해당 회사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향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카카오엔터 최대 주주는 지분 66.03%를 보유한 카카오이다. 그 뒤를 약 12.42%를 가진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각각 5.1%를 보유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이었다. 중국 텐센트도 약 4.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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