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24일 국회 추경 시정연설에서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국민의힘은 박수로 호응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무반응 또는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진보당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은 현장에서 항의 후 퇴장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약 18분간 시정연설을 진행했다. 연설 전 우원식 국회의장과 의원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연설에 나섰고,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연설 중 박수는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만 두 차례 나왔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단 한 차례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일부 의원은 휴대전화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연설 도중 “사퇴하라”고 외쳤고, 사회민주당·진보당 의원들은 ‘매국 협상 중단’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며 항의한 후 퇴장했다. 한 대행의 연설 종료 직후, 본회의장은 의외의 국회의장 발언으로 한순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는 발상”이라고 지적하며 한 대행의 권한 행사에 선을 그었다.
우 의장은 “권한대행으로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라며, 대정부질문 출석, 상설 특검 요청은 해야 할 일, 반면 헌법재판관 지명 같은 인사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2·3 계엄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에서 총리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우 의장의 발언에 국민의힘은 “그만하라. 뭐 하는 거냐”라며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의장석 앞에서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받는 등 일시적인 충돌도 발생했다. 특히 이날은 관례로 열리는 국회의장 주관 사전 환담도 생략됐다. 한 권한대행 측이 일정상 어렵다는 견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제기된 한 대행의 대선 출마설과의 관련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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