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한 달 만에 OTT로
손실 1,200억 원 이상 예측
과도한 제작비가 원인

201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에 기생충 열풍을 일으켰다. 수익적인 면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국내 스크린 기준 손익분기점인 370만 명을 단 5일 만에 넘긴 데다, 전 세계 202개국에 판매되면서 최종적으로 3억 1,805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3월 7일 개봉한 ‘미키 17’의 경우 한국 감독이 만든 영화로는 52년 만에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북미 개봉 한 달 만에 극장에서 내려가면서 워너브라더스에 재정적 위기를 가져올 만큼 엄청난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미키 17’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미키 18이 그가 죽은 줄 알고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2020년 아카데미(오스카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이후 5년 만에 개봉하는 신작인 데다 대기업 워너브라더스가 야심 차게 투자·배급한 작품으로 할리우드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선 2월 28일, 북미에서는 지난달 7일 공개된 ‘미키17’은 북미에서 약 4,520만 달러, 북미 외 나라에서 7,77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전 세계 총수익 1억 2,238만 달러(약 1,789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미키17의 순제작비인 1억 1,800만 달러(약 1,698억 원)는 넘어섰지만,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한 금액이다. 워너브라더스가 마케팅에 추가로 지출한 8,000만 달러(약 1,169억 원)와 극장 몫으로 돌아갈 금액을 고려하면 티켓 매출 손익 분기점은 3억 달러(약 4,385억 원) 수준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연예 주간지 ‘버라이어티’에서는 이 영화의 티켓 매출이 총 1억 4,300만 달러(약 2,090억 원)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치를 전하며 손실액이 8,000만 달러(약 1,169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결국 ‘미키 17’이 이런 업계 예상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극장에서 내려가게 되면서 손실치는 이보다 더 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근래 대부분의 영화가 TV·스트리밍 플랫폼 판매를 통해 손실분을 메우곤 하는데, 스트리밍 업체와의 계약 금액을 좌우하는 것이 영화 흥행 성적이기 때문에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해당 매체는 분석했다.
다만, 그간 1억 달러(약 1,468억 8,000만 원) 정도로 추산됐던 손실액에 비하면 약 2,000만 달러 적어진 금액이다. ‘미키 17’은 오는 7일 오후 9시(미 서부 시간)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TV, 판당고 등 여러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북미 전문가들은 개봉 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물론, 평론가들의 일관된 호평을 받았던 ‘미키 17’의 흥행 실패 원인을 ‘과도한 제작비’에서 찾았다. 미국의 매체 허핑턴포스트 US에서는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된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닌 영화에 이만큼 제작비를 쓴 건 엄청나게 위험한 선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기생충’의 제작비는 1,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미키 17’은 그 10배가 넘는 금액이 제작비로 투자됐다. 여기에 홍보 금액까지 더하면 차이는 약 2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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