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조사 역량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과거 ‘재계 저승사자’로 불렸던 조사국이 폐지 21년 만에 ‘중점조사기획단’으로 부활한다. 공정위는 여러 법 위반이 얽힌 중대한 불공정행위를 전담하는 40여 명 규모의 기획단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대기업과 플랫폼을 겨냥한 공정위의 조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7일 한겨레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3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점조사기획단의 역할과 조사 대상을 설명했다. 신규 조직인 중점조사기획단은 여러 법률 위반이 동시에 얽힌 중대 불공정행위를 통합적으로 살펴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주 위원장은 기획단에 배치할 수 있는 사건의 사례로 최근 공정위 현장조사를 둘러싸고 갈등이 발생한 쿠팡 사건을 직접 거론했다.
지난달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쿠팡 현장조사에 착수했지만, 쿠팡이 사전 통지가 없었다는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철수했다. 이에 주병기 위원장은 “(쿠팡의) 법 기술이 그 빈틈을 비집고 들어왔다”라면서 “이들 법령도 명시해 가능한 한 빈틈이 없게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점조사기획단 출범은 공정위 전체 조직을 확대하는 작업과 맞물려 이뤄진다. 공정위는 올해 1분기 167명을 증원한 데 이어 오는 10월 1일 237명 규모의 2차 조직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다. 두 차례 증원이 끝나면 현 정부 출범 전 647명이었던 공정위 정원은 1,051명으로 늘어난다.
늘어난 인원을 수용하기 위한 사무공간 확보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는 공정위 세종 본부와 지방사무소의 추가 공간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임차 비용을 예비비로 충당하는 안이 의결됐다. 정부세종청사 2동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시장감시국 직원 100여 명은 이달 어진동 뱅크빌딩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사 기능뿐 아니라 분석 조직도 확대된다. 경제분석과는 오는 10월 경제분석국으로 개편된다. 주 위원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조세재정연구원에 버금가게 충분한 박사급 연구 인력을 확보해 장기적으로는 사건과 관련한 경제 분석뿐 아니라 정책 연구 등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이어 올해 공정위는 국고채 전문딜러들의 입찰 담합 사건과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앱의 최혜 대우 요구 사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 심사 등에 대해서도 결론을 낼 전망이다.
또한 주 위원장은 시장지배력이 강한 플랫폼 사업자의 거래 행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높이는 제도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점조사기획단 신설에 대규모 인력 확충 등이 맞물리면서 21년 만에 사실상 되살아나는 공정위의 강력한 조사 체계가 향후 어떤 사건을 겨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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