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서 독일과 일본, 대만을 한꺼번에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이들 국가가 모두 한국보다 많은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7월 경상수지 역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누적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4배까지 불어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420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6월 497억 3,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다. 역대 7월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흑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7월 경상수지 흑자는 119억 5,000만 달러였지만 올해는 3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작년에는 중국, 독일, 일본, 대만이 우리나라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컸는데, 올해는 상반기 기준 중국을 제외한 독일, 일본, 대만을 추월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순위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다. 7월 상품수지는 404억 3,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두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6월 478억 9,000만 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출도 1,004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3% 급증한 것으로 역대 최대였던 6월 1,123억 7,000만 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품목별로는 SSD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344.5% 뛰었고, 반도체도 176.3% 증가했다. 중국 수출은 96.2% 늘었으며 동남아와 미국도 각각 74.7%, 69.1% 증가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에 경상수지는 2023년 5월부터 3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2000년대 들어 2019년 3월까지 이어졌던 83개월 연속 흑자 이후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올해 누적 실적은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도 크게 넘어섰다. 1월부터 7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2,330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8억 2,000만 달러의 3.9배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사상 최대치였던 1,230억 5000만 달러와 비교해도 약 1.9배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호황 등을 반영해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50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로 대폭 상향한 상태다. 7월까지 연간 전망치의 51.8%를 채웠다.
다만 남은 기간에도 지금과 같은 기록적인 흑자가 이어져야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 앞으로 5개월 동안 필요한 월평균 흑자는 433억 8,000만 달러로 7월 실적보다도 많다.
결국 한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까지 올라선 흐름을 이어갈지는 반도체 경기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유 부장 역시 연간 전망치 달성 여부에 대해 반도체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독일과 일본, 대만을 동시에 넘어선 가운데 반도체 수출 호조가 남은 기간에도 계속될지가 향후 경상수지 성적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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