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둘러싸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중대 국면에 들어섰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 지명 해제 절차를 진행하면서 선관위 수장 교체가 현실화됐다.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론이 동시에 제기된 상황에서 선관위는 조직 운영과 개혁 논의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조 대법원장은 8일 오후 노 위원장에 대한 중앙선거관리위원 지명을 해제하고 이 사실을 선관위에 통보했다. 이는 노 위원장이 지난 5일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조치다. 노 위원장은 당시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위원장은 사의 표명 당시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언급했다. 그는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근본 원인과 문제점, 당시 대응 과정을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결과를 자세히 공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국회 차원의 책임 확인 절차에도 응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노 위원장은 국정조사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 책임을 확인하는 모든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2022년 5월 중앙선관위원장에 취임한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 제114조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는 3명, 국회가 선출하는 3명,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명 등 모두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위원 가운데 호선하며 임기는 6년으로 규정돼 있다.
현재 선관위원장은 관행상 대법관 1명이 겸임해 왔다. 현직 대법관이어야 한다는 명문 요건은 없지만 대법관에서 퇴임하면 선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나고 대법원장이 새 위원을 지명하는 방식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노 전 대법관이 지난 3월 퇴임한 뒤에도 후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전직 대법관이 위원장직을 맡는 이례적 상황이 이어졌다.
조 대법원장은 앞서 지난 2월 천대엽 대법관을 선관위원으로 내정했다. 다만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노 위원장이 계속 선관위원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번 지명 해제로 선관위는 수장 공백과 후임 절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정치권에서도 선거관리 체계 전반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4부 요인을 만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논의하고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실무 사고를 넘어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의 신뢰 문제로 번지면서 향후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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