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떨어진 삼성전자 주식 사도 될까요?’에 전문가들의 대답

삼성전자 주가 전망
한 달간 주가 16% 빠져
증권가, 줄줄이 목표주가 하향

글로벌 반도체 호황과 함께 불과 2~3달 전까지만 해도 ‘12만 전자’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삼성전자의 주식이 이어진 하락세를 견디지 못하고 6만 원 선까지 붕괴했다. 당초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으로 꼽히던 삼성전자의 하락세에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수해도 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를 향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16.58% 떨어졌고, 지난 7월 11일 기록한 고점 8만 8,800원 대비 19일 기준 무려 28% 가까이 폭락한 6만 3,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종가 기준 384조 4,540억 원으로 400조 원 하락했다.

이에 따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 나오던 삼성전자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거둬지고 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두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고, 삼성전자 주가는 10만 원을 넘어 12만 원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얘기가 제기되며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가 지속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가가 두 달 사이 고점 대비 28% 하락하며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낙폭이 14.7%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3분기 실적 우려가 반도체 업황과 실적 악화 우려로 번지며 주가 상승세가 꺾인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엔비디아 발 훈풍으로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현재까지는 기대만큼 우려도 큰 상황으로 해석된다.

이에 증권가들은 일제히 목표 주가를 낮추며 내년 말까지 호황을 구가할 것이라던 전망을 철회했다. 이는 추석 연휴 기간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를 전망하며 관련 종목들의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꺾은 보고서를 내놓은 여파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15일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반도체 산업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 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27.6% 하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목표 주가 하향의 배경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를 꼽으며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반도체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범용 D램 수요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과도한 비관론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으나, 모건스탠리가 지난 2021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를 미리 예견한 바 있어 이들의 의견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여론이 기울고 있다.

이어 국내 증권가에서 나온 9월 삼성전자 리포트에서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앞서 한 달 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13만 원을 제시한 KB증권은 9만 5,000원으로 26.9%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인 13조 원대를 크게 밑돌아 9조 7,0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견조하지만,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제품의 수요가 회복돼야 실적 개선이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2만 원에서 9만 6,000원으로 하향 조정,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10만 8,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하향 조정, 현대차증권은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0만 4,000원으로 하향 조정,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가를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목표주가 하향에는 수급적인 요인의 작용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3조 원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하반기 들어서는 5조 4,000억 원 넘게 순매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조 4,000억 원 중 삼성전자가 약 4조 원에 달하는 규모를 차지한 것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물량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물량을 받아내고 있어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믿을 건 삼성전자밖에 없다는 신뢰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원가구조를 개선하고 실적 개선을 본격화할 경우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이 현시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삼전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