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개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명 씨의 이야기를 신뢰한 적이 없으며 자신을 이용해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나온 증언으로 명 씨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11일 서울고법 형사7부 심리로 열린 오 시장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기 명 씨와 어떤 관계였는지 등을 놓고 증언했다.
당시 명 씨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지방에서 하는 사람이 중앙에서 어떻게 해볼까 해서 김영선을 동원해 나를 찾아온 것 같다”라고 답했다. 명 씨가 과장된 이야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말을 듣기만 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재판부가 명 씨의 말을 신뢰할 수 있었는지 다시 묻자 김 전 비대위원장은 “그 사람 이야기를 신뢰한 적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명 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한두 차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체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명 씨가 자신과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만났다고 진술한 내용도 부인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다. 명태균이라는 사람한테 들어서 도움 될 것이 없는데 무엇 하러 만나겠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명 씨가 자신에게 접근한 이유에 대한 판단도 내놨다. 그는 “나중에 추론한 바에 의하면 나를 이용해 자기를 과시하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명 씨가 자신과 가까운 관계를 내세워 영향력을 보여주려 했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번 증언은 오 시장 측이 앞서 제시한 주장과도 맞물린다. 오 시장 측은 항소심 시작 전 명 씨가 오 시장을 알기 이전부터 김 전 비대위원장과 지상욱 등과 움직였으며 여론조사 결과 역시 이들에게 먼저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해당 결과를 직접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기고 제3자를 통해 비용을 지급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뒤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 씨에게 비용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지난달 22일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16일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한 사업가 김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이 명 씨와의 관계와 신뢰 여부를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부인한 가운데 향후 증인신문에서 어떤 내용이 추가로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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