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판사 근무 중 사망 인정돼
꼼꼼하고 동료에 인정받아
주60 시간 근무 질병 증가해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나비 노소영 관장의 이혼 재판의 감리를 맡은 판사 A 씨의 사망에 대해 지난달 24일 인사혁신처가 업무 수행 중의 사망을 인정하는 순직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로로 인한 택배기사의 사망에 대해 인정하는 건수가 낮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갑자기 사망한 판사 A 판사는 저녁 식사 후 대법원 구내 운동장에서 탁구하다가 돌연 쓰러졌다. 당시 A 판사는 심정지 상태로 전해지며 현장 및 이송된 서울성모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평소 A 판사는 운동한 후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야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A 씨가 사망한 당일에도 근무지인 서울고법 사무실의 컴퓨터는 켜진 상태였다. 이에 유족은 A 씨의 사망이 업무 수행 중 사망으로 판단하여 순직 신청을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A 판사 유족은 그동안 그가 업무에 몰두해 온 수만 쪽에 달하는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 2011년~2016년 서산지원에서 근무할 당시 다뤘던 기름유출로 인한 어민들의 손해배상 사건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07년에 충남 태안반도에서 발생하였으며 유출된 원유가 약 1만 톤에 달하며 375km에 이르는 서해안 지역을 뒤엎은 큰 사건이었다.
이에 대해 당시 서산지원은 12년에 걸쳐 6개 전담 재판부에서 재판을 진행했고 A 판사는 5만 5,000여 건의 사건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하여 A 판사는 일일이 피해 어민들을 만나 합의를 끌어냈다고 전해진다.
제출된 서류에는 그와 함께 근무했던 다른 B 판사의 의견서도 포함됐다. 의견서를 통해 B 판사는 “A 판사님은 그전부터 기록을 꼼꼼하게 검토하였으며, 이를 분석한 다음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라며 “지난 2년 동안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탁구 동호회에 들어가 건강관리를 했으면 좋겠다. 업무에는 소홀함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A 판사가 속했던 서울고법 가사 2부는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나비 노소영 관장의 세기의 이혼소송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법조계에 따르면 A 판사는 해당 사건의 주심은 아니었지만, 사건의 중요도를 감안하여 재판부 모두가 해당 사건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근 쿠팡에서 근무하던 택배 노동자 C 씨의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다. C 씨의 유족과 택배노조는 최근 하루 배송 물량이 340여 개로 폭증한 탓에 발생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쿠팡의 경우 과거 택배 노동자 사망에 대해 과로를 인정하지 않은 바가 있어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과로사로 가장 많이 인정되는 뇌심 질병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해당 기간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업무 부담 가중 요인에 따라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업무과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C 씨의 경우 사망하기 전 주당 평균 63시간으로 알려져 ‘과로사’로 인정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고용노동부의 뇌심 질병 인정에 대한 고시를 참고하는 것이며 주 52시간을 뇌심 질병 인정을 위한 업무 과중의 절대 기준시간으로 삼지 않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업계에서 업무 중 사망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정부의 합리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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