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됐던 용혜인이 2주 만에 후보자 신분을 내려놓았다. 의원직과 장관직을 동시에 맡는 문제와 가족 정당을 둘러싼 논란에도 정면 대응을 예고했던 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기 전 사퇴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용 후보자에게 결단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장관 후보자가 임명 단계에 이르지 못한 사례는 이번까지 네 차례다.
용 후보자는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 직접 나와 장관 후보직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그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 내려놓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이후 불과 2주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결단에 이르게 된 과정에서는 민주당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이 후보자 본인과 기본소득당이 놓인 상황은 존중한다면서도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을 함께 유지하는 데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후보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달라는 뜻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했다. 여당마저 우려하는 여건에서는 장관직을 실제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용 후보자가 내놓은 판단이었다.

사퇴 발표 사흘 전까지만 해도 용 후보자는 청문 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10일에는 34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항목별로 해명했다. 당시에는 인사청문회에서 검증받겠다는 입장까지 내놓으며 정면 대응에 무게를 실었다.
이후 상황은 민주당 지도부가 거취 문제에 개입하면서 달라졌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자신의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을 통해 용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 후보자가 청문회 출석 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지 이틀 만에 여당 지도부 차원의 사퇴 요구가 전달된 것이다.
반면 청와대에서는 용 후보자가 청문 절차를 통해 검증받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해 왔다. 다만 추석을 앞둔 시점에 개각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까지 커지자, 여권 내부에서는 논란을 조기에 정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거둬들이는 방식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개각을 둘러싼 부담은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38%로 집계됐다.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24%를 차지했고 인사 문제가 16%로 뒤를 이었다.

후보자의 결단이 나온 뒤 청와대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놨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의 선택을 자발적인 결정으로 보고 존중하겠다는 것이 청와대가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이번 일로 이재명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뒤 중도에 물러난 인사는 4명으로 늘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진 이후 스스로 후보직을 포기했다.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던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통합 인사로 기획예산처 장관에 발탁됐던 이혜훈 역시 부정 청약 의혹 등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진 끝에 낙마했다.

용 후보자의 사례는 앞서 낙마한 세 후보자와 청문 절차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기존 세 사람은 모두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용 후보자는 청문회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취를 정리했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의혹을 직접 해명하고 검증 절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여당의 우려와 사퇴 권유가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청문회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용 후보자의 사퇴에도 이번 개각을 둘러싼 인사 문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다른 개각 대상자들을 상대로 야당인 국민의힘이 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안에서는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한 상황과 관련해 청와대의 인사검증 체계를 향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결국 정면돌파를 예고했던 용 후보자가 지명 2주 만에 물러나면서 당장의 부담은 줄었지만 남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도 검증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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