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건설 주가 급등
매출 88% 급감
이재명 테마주 부각
대선 테마주로 거론되며 4~5월 사이 주가가 저점 대비 14배가량 급등한 상지건설이 부동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고급 오피스텔과 빌라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적자로 전환됐으며, 과거 시세조종 전력이 있는 기업이 최대주주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지건설의 주가는 4월 1일 3,165원(종가 기준)에서 5월 12일 46,750원까지 14배 급등했다. 상지건설의 전 사외이사 임무영 씨가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캠프에 참여한 이력이 부각되며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결과다. 다만 임 씨는 작년 3월 퇴임해 현재 상지건설과 무관한 상태다.
상지건설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급 주거시설을 공급해 온 업체다. 1979년 창흥통신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2000년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동문정보통신, 르네코, 상지카일룸 등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4년 건축공사업을 사업에 포함하며 고급 주택 시장에 진입했고, 청담·방배·서초·삼성 등지에 ‘상지 리츠빌’ 브랜드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상지 카일룸’, 아파트 브랜드 ‘상지 카일루스’ 등을 출시하며 시공에서 시행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부동산 경기 호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243-31·32 일대에 하이엔드 오피스텔 ‘상지카일룸M’ 완판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하락이 맞물리며 실적이 악화했다. 2023년 12월 준공 이후 ‘상지카일룸M’ 수분양자들의 대출 상환 실패가 이어졌고, 그 결과 약 10실의 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따라 상지건설은 지난해 5월 해당 채무 103억 원을 인수했다.
논현동 98·98-1에서 시행하는 또 다른 개발사업 ‘상지 카일룸 에스칼라’는 본PF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기관이 일정 수준의 사전 계약률을 요구하면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
상지건설은 단독 시행에서 공동 시행 방식으로 전환했고, 인근 부지를 추가 확보해 두산미래산업을 공동시행사로 끌어들였다. 사업성 강화를 위해 아파트 전용면적을 확대하고 오피스텔 비중을 줄였다. 이에 따라 사업 규모는 대지면적 1,058㎡에서 2,025㎡, 연면적 6,704㎡에서 1만 5,466㎡로 확대됐고, 초기 계약금도 260억 원에서 702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런 사업 차질은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상지건설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2억 8,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07억 2,000만 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억 원에 달했다. 작년 연결 매출액은 204억 3,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88% 이상 감소했다. 2023년에는 324억 6,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217억 7,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현금 유동성도 크게 악화했다. 2023년 말 429억 8,000만 원이던 현금성 자산은 1년 만에 88억 9,000만 원으로 줄었고,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47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상지건설은 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재매각에 나섰다.
상지건설 측은 지난해 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으로 ‘상지카일룸M’의 분양 계약 해지에 따른 매출 차감과 채무 인수를 들었다. 상지건설 관계자는 “이미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잡혀있던 상지카일룸M 개발사업에서 약 10실의 분양 계약이 해지된 것이 지난해 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카일룸도산’ 개발사업이 본PF 전환에 성공하면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치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 대해 회사 측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지건설 관계자는 “실적이 좋았을 때는 주가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 정치 테마주로 엮이면서 급등세를 보여 내부적으로도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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