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 부정적 영향
최근 머스크 비판한 직원 해고
한국서는 매수세 보여 주의 필요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가 회사 이익이 향후 5년간 10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대담한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테슬라 주가는 고점 대비 역대 두 번째로 큰 추락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던 테슬라 주가는 12월 중순 479.86달러를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졌다. 다만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6일 연속 하락하던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3.91% 상승하며 293.04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작년 12월 찍었던 최고치인 479.86달러의 61% 수준에 불과하다. 2022년 12월 37% 하락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내림세이다. 지난 25일(현지 시각)에는 테슬라 주가가 8% 이상 폭락하면서 시가총액 1조 달러가 붕괴했다는 소식을 CNBC 등의 외신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테슬라의 주가 추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추측되나, 가장 큰 이유는 일론 머스크의 행보로 인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가 다소 좁아진 것에 대한 반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최대 수혜자가 될 거란 전망에 주가가 치솟았지만 ‘오너 리스크’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판매가 급감하는 데다, 중국 BYD(비야디) 등 경쟁 업체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의 수석 분석가는 이와 관해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와 관련된 논란에 직면해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테슬라의 주가 하향은 미국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서 친트럼프적 행보를 보이는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반감이 커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상위 5개 업체(BYD, 테슬라, 지리, 상하이차, 폴크스바겐) 중 2위인 테슬라의 판매량만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작년 주요 시장인 미국(-1%)과 유럽(-13%)에서 판매가 급감하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실제 지난 1월 유럽에선 테슬라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45% 급감했지만,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37% 늘었다. 독일에선 1년 새 판매량이 60% 안팎 급감했고, 영국에선 처음으로 중국의 전기차 업체인 BYD에 뒤지면서 BYD가 판매한 1,614대보다 156대 적은 월간 판매량인 1,458대를 기록했다. 또한, 테슬라는 진보 성향이 강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지난해 말까지 4분기 연속으로 판매 대수 감소를 기록했다.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데에는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행사에서 이른바 ‘나치식 경례’를 해 반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됐다. 또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 발언도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줬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반이민, 인종주의를 지향하는 독일의 극우 정당이다. 머스크는 화상으로 이들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지지 발언이 있고 이틀 뒤인 1월 27일은 나치 독일의 전쟁 범죄로 숨진 600만 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이었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가 있는 폴란드에선 한 정치인이 테슬라 불매운동에 돌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머스크는 ‘나치 관련 발언’ 문제로 자신을 비판한 직원 해고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비판자들을 조롱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나치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거나 “사람들은 괴벨스처럼 정보를 삼키고 있다”라는 식의 농담을 한 바 있다.
테슬라에서 배터리팩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일한 재러드 오트만은 약 한 달 전 기업인용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테슬라 CEO가 대량 학살범인 독일 전범자들의 이름을 농담 삼아 올린 게시물이 30만 8,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라며 이 같은 머스크의 나치 관련 농담을 언급했다. 포춘에 따르면, 오트만은 머스크의 나치 관련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개인 SNS에 올린 지 불과 며칠 만에 해고됐다.

미국 내부에서도 이러한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반감을 느낀 이들 사이에서 ‘반 머스크’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뉴욕, 워싱턴, 텍사스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테슬라 대리점을 겨냥한 사보타주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 내 언론들은 “머스크를 미국에서 추방하라”와 같은 구호가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테슬라 레버리지 ETF 상품 또한 80% 급락했지만, 한국 증권에서는 이 같은 하락세에도 테슬라 매수 조짐이 보이는 추세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매수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저가 매수 전략으로 보이지만, 지속되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가뜩이나 변동성이 심한 종목인 데다가 수익성과 위험성 모두 2배~3배 높이는 고위험 ETF에 국내 투자 자금이 많이 몰려 있어 투자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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