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치솟는 주택보유세
코로나19 이후 캠핑카족 늘어
은퇴 이후 세대가 피해 심해
최근 미국 사회에서 일반 주택을 포기하고 트레일러에 거주하거나 캠핑카족으로 변신하는 인구가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노인 세대에서 가장 변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 세대는 은퇴 후 코로나19 팬데믹과 미국 시장 침체를 한 번에 겪어 더욱 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캠핑카족이 증가하는 배경으로는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이들이 주거 관련 비용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세가 강력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 소재 LA의 캠핑카족이 상당히 증가했다. 코로나19 직격탄 이후 월세나 주택보유세를 지불하기 어려운 이들은 캠핑카로 고개를 돌렸는데, 이들을 향한 미국 사회의 시선은 따뜻하지만은 않다. LA 일대는 노숙자 문제로 장기간 주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는데, 캠핑카족이 주택에 무단으로 불법주차 하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LA 시의원은 어린이집과 학교와 같은 안전 우선 지역과 주택가, 공원 등의 지역 주변에 캠핑카주차를 규제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박 시의원은 법안을 통해 “캠핑카들이 주거용으로 변화하면서 공중 보건과 복지에 위협이 가하고 있다”라며 “전반적인 지역 이웃의 거주 환경에 무수한 문제를 발생시킨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거주하면서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에 초래하는 비위생적으로 불안한 환경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덧붙였다.
박 시의원은 “하지만 이건 캠핑카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에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캠핑카 주차 지역을 선정하는 등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주택가 주차 금지를 실행할 경우 위생 시설을 비롯한 필수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방안을 관련 부처가 연구하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LA 카운티의 서부지역에는 캠핑카 주차를 규제하는 결의안을 의결에 부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 결과 LA 산타모니카 해변 일대에 야간엔 캠핑카는 주차하지 못하는 등 새로운 주차금지 구역이 발생했다.
LA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많은 인구가 캠핑카에서 거주를 선택했다. 미국 북동부의 펜실베이니아주 햇필드 지역의 한 캠핑장에는 주택 없이 이곳에서 거주하는 이들의 수가 증가했다. 특히 은퇴 이후 고령의 인구가 많은 수를 차지한다. KBS의 취재에 따르면 75살의 존 씨는 이곳 캠핑장에서 4년째 거주 중으로 알려졌다. 해당 캠핑장은 세탁시설 등이 위치하여 빨래 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세탁 1회 비용은 1.5달러로 한화 약 2,000원 수준이었다.
존 씨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캠핑카족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은퇴 이후 아내와 함께 거주하던 주택을 매각하고 캠핑카를 새로운 주거환경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존의 아내는 은퇴 전 간호사로 퇴직연금을 수령할 수 있었고, 존 씨는 고령으로 사회보장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그들은 월 3,200달러(한화 약 433만 원)를 지원받는다. 적지 않은 돈으로 보이지만 미국에서 주택을 보유하려면 높은 비용이 들어 존 씨와 그의 아내는 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이어 존 씨는 “미국인의 꿈은 집을 소유하는 것인데, 집을 소유하게 되면 세금이 계속 오른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라며 “저희가 마지막으로 집을 가지고 있었을 때 세금은 연간 4,500달러(한화 약 610만 원)였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존 씨와 그의 아내가 정부에 받는 연금을 한참 웃도는 금액이다. 주택을 보유하면 식비와 각종 생활비를 제외하고도 연금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그들은 주택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더하여 현재 미국은 물가상승률이 치솟고 있다. 매달 3.0%를 웃도는 물가 상승지수로 미국 사회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주택보유세 부담으로 월세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 월세도 몇 년 새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은퇴 후 노인 세대는 높은 월세를 부담할 수도, 세금을 지불할 수도 없어 캠핑카를 거주지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미국 정부는 물가 및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선포했지만, 여전히 상황이 어려워 캠핑카족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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