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가 어딥니까?” 재판장에서 판사가 묻자 윤석열이 대답한 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와 관련한 첫 공판기일을 오전 10시부터 진행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짙은 남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오전 9시 50분께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변호인단과 인사를 나눈 뒤 피고인석 두 번째 줄 맨 안쪽에 착석했고, 곁에는 윤갑근 변호사가 함께했다. 과거 탄핵 심판 당시와 달리 머리를 짙게 염색한 모습이 눈에 띄었고, 표정은 긴장된 듯 굳어 있었다. 입술을 깨물며 정면을 응시했고, 재판부 입장 시에는 약 60도 각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재판부는 언론사 법정 촬영 신청이 기한을 넘겨 기각된 이유를 설명한 뒤, 윤 전 대통령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인정신문을 진행했다. 인정신문은 피고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다. 재판부가 생년월일과 직업을 확인한 후 “주거지가 어디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작은 목소리로 “서초4동 아크로비스타”라고 답했다.

이후 검찰은 공소장을 바탕으로 윤 전 대통령을 ‘피고인’이라 호칭하겠다고 밝히고,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경위와 위헌·위법성에 대해 설명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군과 경찰을 동원해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했으며,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낮은 목소리로 간단히 응답하는 데 그쳤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 없이 묵묵히 검사 측 설명을 들었고, 국무회의 관련 설명 중에는 변호인과 약 1분간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