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 미분양 완판
분양 급감이 변수
신규 단지도 주목
작년 말 서울 중랑구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던 아파트 ‘더샵 퍼스트월드’가 최근 완판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서울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입지가 양호한 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달 예정된 서울 신규 분양 단지들의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분양을 시작한 ‘더샵 퍼스트월드’는 전용 118㎡ 분양가가 최고 18억 2,900만 원에 달해 초기에는 높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단지는 중랑구 상봉동 일대에 총 999가구 규모로 들어서며, 이 중 80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었다.
하지만 최근 선착순 분양을 통해 일반분양분 전량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더샵 퍼스트월드 일반분양 물량이 모두 계약 완료됐다”고 밝혔다. 단지는 지하철 7호선 망우역과 상봉역이 도보권에 자리 잡고 있으며,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이 개통될 예정인 상봉역과 가까워 교통 호재가 기대된다. GTX-B노선은 착공이 지연돼 왔으나 최근 시공사가 착공 보고서를 제출하며 본격 추진 단계에 접어든 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규제 강화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서울 내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면서 분양 시장에는 관망세가 이어졌고, 이에 따라 고분양가 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발생했다.
더샵 퍼스트월드 외에도 서울 강서구의 ‘힐스테이트 등촌역’, 성북구의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노원구의 ‘서울원 아이파크’ 등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 중 ‘힐스테이트 등촌역’과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선착순 분양으로 완판됐으며, ‘서울원 아이파크’는 분양 물량이 1,856가구에 달하고 대형 평형이 많은 탓에 아직 완판되지 못했다. 다만 최근 진행된 임의공급에서 모든 타입에 청약 신청자가 몰려 잔여 물량은 28가구만 남은 상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원 아이파크는 강북권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이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고가 아파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존재한다“며 “서울에 들어서는 신축 단지는 분양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심리가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미분양 단지들이 속속 완판되는 배경으로 올해 분양 물량 급감을 지목한다.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1,91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1분기 평균 분양 물량(2만 192가구)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올해 초 탄핵 정국과 대선 일정 등 정치적 변수로 인해 시행사 및 조합의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은 원래 공급이 워낙 적은 지역이라 입지가 우수한 단지는 잠시 미분양이 나더라도 결국 수요가 붙게 돼 있다”며 “특히 작년에 미분양됐던 단지들이 지금은 향후 지역 시세를 주도할 단지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달 서울에서 예정된 신규 분양 단지들의 분양 성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평구 대조동의 ‘힐스테이트 메디알레'(483가구), 구로구 고척동의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576가구) 등은 오는 19일 분양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데다 지난해 말 개통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지나는 연신내역과도 가까워 일반분양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 서울에 첫 선을 보이는 합작 단지로, 고척동 일대에서 약 18년 만에 공급되는 1군 브랜드 대단지다.
박 대표는 “서울은 시세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되면 초기엔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금세 해소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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