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경 여사가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간직한 오월어머니집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 광주에서 만났던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별세 소식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김 여사는 오랜 세월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견뎌온 참석자들에게 위로와 존경의 뜻을 밝혔다. 이날 만남은 지난해 광주 방문 당시 약속했던 초청을 실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26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월어머니집 전·현직 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6월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찾았을 때 서울로 초대하겠다고 밝힌 약속에 따라 마련된 행사다. 오월어머니집은 5·18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거나 구속된 가족을 찾아 나섰던 여성, 희생자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힘써온 여성들이 뜻을 모아 2006년 설립한 단체다.
김 여사는 참석자들에게 오월의 아픔을 견디면서도 다른 이들의 고통까지 품어온 삶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5·18 유가족들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건넸던 위로를 되새겼다. 당시 오월 어머니들은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말로 슬픔을 나눴다.
김 여사는 이처럼 사회적 비극을 겪은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온 오월 어머니들의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간담회 도중 감정이 북받치는 순간도 있었다. 김 여사는 지난해 광주 방문에서 만났던 안성례 전 관장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더 빨리 모시지 못한 것을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초청 약속을 지키는 자리에 안 전 관장이 함께하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발언이었다.

이날 김 여사는 참석자들에게 아이보리색 스타티스로 만든 꽃다발을 건넸다. 스타티스의 꽃말은 ‘영원한 기억’과 ‘변치 않는 마음’으로, 오월의 희생과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참석자들은 5·18의 역사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과제도 제안했다. 이춘희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생존한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각자의 생애사를 정리해 역사로 보존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5·18 여성 기념관 조성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청와대는 이날 참석자들의 개인사진을 촬영하는 순서도 준비했다. 전·현직 임원 가운데 상당수가 제대로 된 개인사진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행사가 끝난 뒤 김 여사는 참석자들을 직접 배웅했다. 그는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꼭 다시 뵙기를 바란다”며 재회의 뜻을 전했다.
김 여사가 울먹이며 전한 사과는 세상을 떠난 안 전 관장을 향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됐다. 이날 간담회는 오월 어머니들의 삶을 기억하는 동시에 생존자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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