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소속 주요 정치인의 사법적 부담이 줄어든 것은 국민의힘에 반가운 소식이지만, 장동혁 대표의 정치적 입장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오 시장이 당내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기존 지도부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 판단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뒷받침하는 명태균 씨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고, 오 시장이 범행에 관여했다는 점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앞서 1심에서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 5건을 의뢰하고 관련 비용 2,100만 원을 후원자가 부담하도록 했다는 혐의가 인정됐다. 그 결과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이 내려졌다. 정치자금법상 해당 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현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5년간 공직 취임도 제한된다. 이번 무죄 선고로 오 시장의 시장직 상실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판결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단 이번 결과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당내에선 무죄를 당연히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오 시장이 보수 우파의 훌륭한 자산이지 않으냐. 이런 정치적 자산들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맞서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 시장의 법적 부담 완화가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이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해석이 있다. 장 대표가 향후 당권과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주요 경쟁자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오 시장을 중심으로 비당권파의 결집이 이뤄질 경우 장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정치적 견해차가 드러난 적이 있다. 지난 8월 장동혁 지도부가 비당권파 의원들을 상대로 중징계를 추진하자 오 시장은 “윤리위 정치는 정치 중에 제일 하위의 정치”라며 지도부의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 오 시장이 향후 당내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경우 이 같은 갈등이 다시 부각될 여지도 있다.

여기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존재까지 더해지면서 보수 진영의 향후 정치 구도를 둘러싼 해석도 다양해지고 있다. 오 시장과 장 대표, 한 의원이 각기 다른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는 만큼 당내 세력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장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리더십 논란을 겪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2대 4로 패배한 이후 당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고, 비당권파와의 갈등도 이어졌다. 반면 민주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주춤한 시기에는 지도부를 향한 압박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당 대표 임기와 관련한 기록 역시 관심사다. 국민의힘이 2020년 9월 현재의 당명으로 출범한 이후 임기를 모두 채운 대표가 없었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재임 기간에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당 안팎에서는 장 대표가 오는 25일 이준석 전 대표의 재임 기간을 넘어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재임 기간이 길어진다는 사실만으로 당내 주도권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를 계기로 당내 인사들의 정치적 선택과 연대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어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이번 판결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정치적 계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 민심이 여권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할 부담이 줄었다는 해석이다.
결국 오 시장의 무죄 판결은 개인의 법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장 대표의 입지가 실제로 약해질지, 오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이 형성될지는 앞으로의 당내 움직임을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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