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경영 논란 터진 교촌”…최근 자회사 성적표 확인해보니 ‘한숨’

교촌에프앤비 자회사
자회사 2곳 청산·1곳 합병
실적 부진으로 경영 악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를 기록하던 교촌치킨이 최근 업계 1위에서 3위로 자리를 내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는 교촌치킨의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돌아온 이후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그룹의 성장 동력에 박차를 가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는 가운데, 교촌치킨의 자회사들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의 계열사는 총 8곳으로 계림물산, 케이앤피 푸드, 비에이치엔 바이오(주), 교촌 USA, 케이 앤엘 팩(주), 농업회사법인(주) 발효 공방 1991, Kyochon F & B(China), KYOCHON FRANCHISE LLC 등으로 확인됐다.

이중 계림물산, 케이앤피 푸드, 교촌 F&B이(China) 는 교촌에프앤비에서 100% 출자한 계열사다. 8곳의 계열사 모두 비상장사로 확인됐다. 앞서 교촌치킨은 수현 에프앤비, 에스알 푸드 등을 지난 2018년까지 자회사로 보유하기도 했다.

수현 에프앤비는 숯불 치킨 브랜드로 2018년까지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걷고 있었는데, 결국 누적 손실이 쌓이자, 청산 작업에 돌입했다. 수현 에프앤비의 설립 당시인 지난 2012년 ‘교촌 갑질 상무’로 알려진 권순철 상무(당시 본부장)의 사내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했고, 이후 권원강 회장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이어오다 이수현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교촌치킨의 닭을 담당하는 계림물산은 생닭 가공 전문회사로 현재 교촌 소이 살살 치킨, 허니콤보 등의 닭고기를 공급하는 회사다. 계림물산은 지난 2009년 교촌에프앤비에 인수됐는데, 인수 당시 600억 원대에 달하던 매출이 교촌 그룹 편입 이후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계림물산 역시 권원강 회장의 부인과 자녀가 돌아가면서 등기이사로 재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치킨의 소스 제조 계열사로 알려진 에스알 푸드 역시 지난 2017년 자본 잠식으로 청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이 친족 경영을 이어가던 세 계열사 중 계림물산을 제외한 두 계열사는 청산했다.

이어 권원강 회장의 장녀인 권유진이 맡았던 교촌 푸드라인도 적자가 이어지자 지난 2013년 교촌에프앤비에 흡수합병 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교촌치킨의 황금기에 출자된 계열사들이 사실상 적자로 인해 문을 닫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교촌에프앤비의 계열사로 등록된 곳의 상황은 어떨까? 교촌에프앤비의 자회사인 발효 공방 1991은 전통주 및 장류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교촌에프앤비의 완전 자회사인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설립된 발효 공방 1991은 교촌에프앤비의 프리미엄 발효식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어 발효 공방과 함께 설립된 케이 앤엘 팩은 친환경 포장재 제조 회사로, 문구용 종이 제품 제조기업 서림 글로벌로부터 8억 원 상당의 자산을 사들여 설립한 곳이다. 또한, 함께 설립된 미국법인 자회사 교촌 프랜차이즈 LCC는 미국 내 가맹사업 확장을 담당한다. 해당 자회사의 경우 교촌에프앤비의 미국법인 자회사인 교촌 USA가 지난 2022년 41만 6,000달러를 투자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촌치킨의 소스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지난 2015년 권원강 회장이 교촌에프앤비의 인적분할을 통해 소스 연구 및 제조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교촌에프앤비의 전체 매출에서 소스사업을 포함한 계열사들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 미만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계열사의 경영 상황이 악화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회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하는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액 285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을 기록하며 자회사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6%, 26.3% 하락한 규모라는 점에서 소스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교촌에프앤비 계열사 중 유일하게 높은 수익을 내는 비에이치앤바이오를 제외하고는 이익을 내는 회사가 전무후무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권원강 회장의 친족경영이 현재의 경영 상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는 교촌 에프앤비의 매출액에 의지하면서 자회사의 사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영은 부실해졌다는 판단에서 나온 평가로 추측된다. 이런 업계의 평가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 힘들다”고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