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당시 ‘음료 테러 자작극’ 혐의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구속된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데이터가 모두 삭제된 휴대전화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찰이 추가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지만, 뒤늦게 확보한 기기는 이미 초기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증거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아 보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정 전 후보는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공범인 헬스 트레이너 A 씨와 함께 구속 송치됐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부산 금정구에서 선거운동 도중 발생한 음료 투척 사건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중이다. 정 전 후보는 사건 직후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하며 A 씨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4일 정 전 후보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확보한 기기는 비교적 최근 교체한 휴대전화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경찰은 통신영장에 따라 정 전 후보 명의의 다른 휴대전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뒤늦은 제출 요구에 따라 입수된 휴대전화는 통화 기록과 메신저 대화 등 저장된 데이터가 모두 삭제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후보는 지난 8일 증거를 인멸할 우려와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정황 역시 영장 발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핵심 증거가 담긴 휴대전화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5월 18일 정 전 후보의 진술을 통해 자작극 혐의를 확인했지만, 실제 압수수색은 약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혐의를 인지한 직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와 법원의 영장 심사 절차를 거치면서 시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보완 절차를 거친 영장은 지난달 2일 발부됐고, 경찰은 준비를 마친 뒤 이틀 후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정 전 후보의 신분이 참고인이었던 만큼 긴급체포가 어려웠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려면 통상 여러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의 사정이 필요해 휴대전화를 즉시 확보하기 어려웠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가 선거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긴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의 보완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초기화된 휴대전화와 관련한 경위와 추가 증거 확보 여부 등이 향후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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