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현존 최강급 바둑 AI 카타고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국 전 신진서 9단의 승리를 전망했던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의 예측도 현실이 된 것이다. 알파고 이후 10년 만에 열린 인간과 AI의 공식 대결에서 인간이 승리를 거둔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남겼다.
지난 16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한 이세돌 교수는 신진서와 카타고의 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시 그는 “AI가 발전해 이제 프로기사가 접바둑을 해야 할 정도로 차이가 벌어졌지만 신 9단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AI가 아무리 바둑을 잘 둬도 AI에게 신념, 철학, 서사는 없다”라며 AI 시대에는 인간의 철학과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이세돌 교수는 10년 전 알파고와의 대국도 돌아봤다. 그는 “알파고와의 대국 당시에는 마음가짐이 완벽하지 않았고 미흡했다”라며 “제 손으로 바둑을 AI에게 넘겨준 꼴이 됐다”라고 회고했다. 또한 “AI는 모두에게 정답을 보여줬지만 모든 이가 그 정답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AI를 얼마나 현명하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 신진서는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최종 3국에서 카타고를 상대로 흑 11집 반 승기를 잡았다. 1국을 내줬지만, 2국과 3국을 연달아 따내며 최종 전적 2승 1패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국은 신진서가 흑돌 두 개를 먼저 놓는 2점 접바둑 방식으로 이뤄졌다. 흑이 0.5집을 부담해 비기면 카타고가 승리하는 방식이 적용됐으며, 신진서는 기본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 카타고는 매 수 20초의 연산 시간을 사용했다.
최종국에서 신진서는 초반 화점 대신 소목을 고르며 변화를 줬다. 우상귀에서는 실리를 일부 내주는 대신 두터운 세력을 구축했고, 이후 무리한 전투를 피하며 우세를 끝까지 유지했다. AI가 계산한 승률도 경기 내내 99%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운영을 펼쳤다.

이에 따라 신진서는 이세돌 9단 이후 더 발전한 AI를 상대로 공식 2점 접바둑에서 2연승을 거둔 최초의 기사가 됐다. 이번 대국에 사용된 카타고는 미국 컴퓨터 과학자 데이비드 우가 개발한 오픈소스 바둑 AI로, 그래픽카드 4기를 병렬 연결한 전용 시스템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신진서는 대국을 통해 대국료와 승리 수당을 포함해 총 2억 5,000만 원을 수령하게 된다. 더하여 3판 가운데 2승을 기록해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도 함께 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 승부는 AI 시대에도 인간의 전략과 판단이 여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댓글1
이행주
신진서 프로님 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제 자신이 너무 행복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