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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받을래요” 셰프들이 ‘미쉐린 스타’ 거부하는 이유

윤미진 기자 조회수  

‘미쉐린의 저주’
평가 유지에 대한 부담 커
낮은 수익률에 폐업률 높아

출처 : 미쉐린
출처 : 미쉐린

올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강민구 셰프가 운영하는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밍글스’가 미쉐린 가이드 최고 등급인 3 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미쉐린 2스타는 서울에서만 9곳, 1 스타는 서울 27곳, 부산 3곳이 각각 선정됐다.

지난 2월 미쉐린은 미식 가이드북 ‘미쉐린 가이드 서울 & 부산 2025’에 실린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미쉐린 가이드가 올해 선정한 식당은 총 234곳(서울 186곳, 부산 48곳)으로, 새로 이름을 올린 식당은 29곳이다.

출처 : 미쉐린
출처 : 미쉐린

세계적 미식 평가 안내서인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면 받게 되는 미쉐린의 별점은 요리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인생의 큰 목표이자 영광이다. 별을 받으면 손님과 매출도 급증한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총 32개의 별을 획득한 프랑스의 요리사 고(故) 조엘 로부숑(Robuchon)은 “미쉐린 스타 1개를 받으면 매출이 20% 오르고, 2개를 획득하면 40%, 3개면 100% 늘어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외식·호텔 업계에서는 미쉐린 스타의 경제적 효과는 단순히 매출로만 가늠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미쉐린 스타가 가져다주는 마케팅·홍보 효과를 함께 따지면 금전적 가치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출처 : 미쉐린
출처 : 미쉐린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별을 자진 반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22일 영국 일간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루카의 유명 레스토랑 ‘질리오’라는 작년 10월 미쉐린 측에 자신들이 받은 별점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2011년 미쉐린 별점을 받았던 영국 런던 레스토랑 ‘피터샴너서리’ 셰프 스카이 긴겔도 “미쉐린 별점이 저주가 됐다. 다시는 받지 않기를 기도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이 미쉐린 스타를 거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일단 ‘별점을 지켜야 한다’라는 생각이 셰프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실제 ‘미쉐린의 저주(Curse of Guide Michelim)’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출처 : 정식당 뉴욕
출처 : 정식당 뉴욕

1993년 별 세 개를 받은 프랑스 요리사 피에르 가니에르(Gagnaire)는 불과 3년 만인 1996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를 냈다. 미쉐린 스타를 획득하고 유지하려면 식재료와 인테리어 등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하는데, 파인 다이닝의 마진율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코넬대학이 발간하는 호텔 외식 산업 전문 계간지 ‘코넬 호스피털리티 쿼털리(Cornell Hospitality Quarterly)’에 따르면, 미쉐린 별 2·3개를 획득한 유럽의 레스토랑 26곳 중 절반 가까이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이 때문에 미쉐린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들의 경우 폐업률이 높은 편이다. 2019년 기준 2005년부터 2014년 사이 미쉐린을 받은 레스토랑 중 약 40%가 문을 닫았다는 통계도 있다. 실제 2003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운영해 온 ‘가온’과 셰프 안성재 씨가 운영했던 ‘모수’의 경우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를 받았지만, 각각 지난해 초와 올해 초에 폐업을 결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압박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유명을 달리하는 셰프들도 많다. 2003년 프랑스 유명 요리사 베르나르 루아조(Loiseau)는 미쉐린 가이드 공개를 나흘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자살한 이유는 별 셋에서 별 둘로 강등될 것이란 루머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이후 공개된 미쉐린 가이드에서 그의 레스토랑 평점은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출처 : 미쉐린
출처 : 미쉐린

한편, 미쉐린 가이드북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미쉐린 측에서 각국 관광청으로부터 돈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파인다이닝 업계에 변화와 새로운 비판을 직면하며, 미쉐린 측에서도 수익 구조에 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의 푸드 칼럼니스트 앤디 헤일러는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미쉐린은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했다”라며 “더 이상 인쇄된 가이드북을 사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 미국, 중국 등의 관광청으로부터 돈을 받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쉐린이 관광청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고도 ‘미안하지만, 식당들이 모두 형편없으니 별을 줄 수 없다’라고 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미쉐린 측은 레스토랑을 선정하고 별을 주는 과정은 제대로 작동되고 있으며, 후원과 등급을 담당하는 팀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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