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형량을 선고받은 가운데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과거 발언이 잇따라 소환되고 있다. 재판부가 이번 판결에서 명 씨 진술의 상당 부분을 객관적 증거와 부합한다고 판단하면서 한 달여 전 그가 공개적으로 거론했던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발언도 함께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은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비용 2,100만 원까지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1,000만 원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모두 10차례의 여론조사 가운데 5차례는 오 시장이 직접 의뢰한 것으로 인정했다. 더하여 재판부는 관련 비용을 후원자가 대신 부담한 것은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명 씨를 소개받은 뒤 비공표 여론조사 3건을 의뢰했다고 봤다. 또한 이후 명 씨가 당시 선거캠프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부시장에게 조사 결과를 전달하며 연락을 이어갔다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 측이 특정한 불법정치자금은 3,300만 원 규모였으나, 재판부는 조사 비용 약 2,100만 원을 대납 된 부분으로 봤다. 나머지 1,200만 원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 부족을 근거로 무죄를 결정했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면서 명 씨의 과거 발언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4일 “잔칫날 재 뿌리는 것은 아니지만 (오세훈 시장의) 1심은 유죄가 나올 거”라며 “경거망동하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나흘 뒤에도 명태균 씨는 “오 시장은 유죄”라며 “어차피 서울시장직을 내놓아야 하는데 무슨 미련이 그리 많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명태균 씨는 지난달 18일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재선거 요구 집회 현장에서 “서울 시민들께 재선거는 아니더라도 재보궐 선거를 선물로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천만다행”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세훈 시장의 1심 재판 과정에서는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이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당시 오 시장 측은 명 씨가 운영한 무자격 여론조사 업체에 지속적으로 조사를 맡길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일반 시민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치러지기로 결정된 만큼 공표용과 비공표용 조사에 대한 필요성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명 씨 진술에 일부 과장된 표현은 있지만, 관련자들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여론조사 진행 과정 등 객관적 자료와 비교했을 때 상당 부분 사실로 인정된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과정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오 시장은 1심 선고 직후 곧바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 시장 측은 “과장이 심한 명태균 등의 일부 진술과 여러 정황을 꿰맞춰 결론을 내렸다”라며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할 경우 오 시장이 직을 상실하게 되는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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