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무효표가 100만 표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표의 4%에 달하는 수치로, 같은 날 실시된 시·도지사 선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후보 정보 부족과 낮은 관심도, 정당 표기가 없는 선거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깜깜이 선거’로 치러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경제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발생한 무효표는 108만 7,120표로 집계됐다. 전체 투표의 4.0% 수준이다. 반면 시·도지사 선거 무효표는 43만 3,975표로 1.6%에 그쳤다. 교육감 선거 무효표 규모가 광역단체장 선거보다 2배 이상 많았던 셈이다.
무효표는 기표를 하지 않았거나 두 명 이상 후보에게 표시한 경우, 정규 기표용구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투표용지가 훼손된 경우 등에 발생한다. 그러나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단순 실수를 넘어 후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무효표 수가 당락을 가른 표 차를 크게 웃돌았다. 경남교육감 선거에서는 권순기 당선인과 송영기 후보의 표 차가 7,165표였지만 무효표는 7만 1,333표에 달했다. 대전교육감 선거 역시 오석진 당선인과 성광진 후보 간 격차가 4,521표였던 반면 무효표는 2만 5,715표로 집계됐다.
교육감 선거에서 유독 무효표가 많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로는 선거 방식이 꼽힌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이 후보를 추천하지 않기 때문에 투표용지에는 정당명이나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표기된다. 지역마다 후보 이름 배열도 달라 유권자들이 익숙하게 인식하기 어려운 구조다.

투표 현장에서도 혼란은 이어졌다. 충북 청주의 한 투표소에서는 한 유권자가 교육감 후보에게 왜 기호가 없는지 묻고 공약집을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미 투표용지를 받은 상태에서는 투표소를 벗어날 수 없어 그대로 기표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선거 과정 역시 정책 경쟁보다는 진영 대결에 집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고, 선거 막판까지 고소·고발전과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 정작 교육 정책과 공약을 둘러싼 논의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교육 예산과 지역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를 유권자들이 충분한 정보 없이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정치권과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당 추천제나 광역단체장과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 제도 등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한편, 이번 교육감 선거는 전국적으로 100만 표가 넘는 무효표를 기록하며 제도 운영의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 방식 개선 여부를 둘러싼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