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좌완투수 상대 강세를 이어가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상적인 시즌을 만들고 있다. 통상 좌타자는 좌완투수에게 약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정후는 그 통념을 정면으로 깨고 있다.
이정후의 올 시즌 좌완투수 상대 성적은 타율 0.421(19타수 8안타), 2홈런, 7타점으로, 우완투수 상대 기록인 타율 0.296(44타수 13안타), 1홈런, 5타점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이라 표본은 제한적이지만, 좌완 상대로 오히려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이정후의 모습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려워 보인다.
16일(한국 시각)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좌완 선발 헤수스 루자르도와 좌완 불펜 호세 알바라도를 상대로 각각 2루타와 적시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알바라도와의 승부는 의미가 컸다. 시속 100마일(약 161km)에 달하는 빠른 싱커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으며, 이 안타는 알바라도가 올 시즌 좌타자에게 허용한 첫 피안타였다. 경기 전까지 알바라도는 좌타자 상대 7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었고,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역시 .189에 불과한 대표적인 ‘좌타자 킬러’였다.
이정후의 좌완 상대 강세는 이번 시즌 들어 처음 드러난 것이 아니다. 지난 1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는 좌완 선발 카를로스 로돈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로돈은 통산 좌타자 상대 피홈런이 19개에 불과하고 피안타율도 .220에 머물러 있는 투수다. 한 경기에서 좌타자에게 홈런 2개를 허용한 것은 로돈의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정후는 빅리그 2년 차, 그마저도 지난해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쳤다. 아직도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투수가 낯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정후는 특유의 정확한 타격 기술과 상황 판단력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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