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소비자물가 상승률 4년만 최저
신선식품 및 에너지 가격 상승세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2월 31일 통계청은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작년보다 2.3% 상승했다. 이 수치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의 물가 상승률(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폭이 다소 둔화한 것이다. 그러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신선식품의 가격 상승과 농산물 가격 급등, 국제유가의 변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의 물가 상승률에 대해서 올해보다는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물가는 지난해 대비 10.4% 상승해 2010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배 가격은 71.9%, 귤은 46.2%, 사과는 30.2% 상승했다. 배추 가격은 25.0%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증가시켜 김장을 포기하는 가정이 늘었다.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가격 상승은 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선식품 지수는 9.8% 상승했다.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률 급등은 공급 부족과 생산량 감소로 인한 출품 지연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가 내년에도 발생할 수 있어 노동생산성이 낮아지고 원자재 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라며 농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경고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1.1% 하락했으나 하락 폭은 줄어들었다. 이는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둔화하여 유류세 인하 조치 일부가 환원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석유류 가격 하락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주는 효과를 주었으나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특히 석유류와 관련된 가격 변동은 환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환율이 지속되면 석유류 가격 상승이 재발할 우려가 높다.
서비스 물가는 2.2% 상승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3.5% 상승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련이 있다. 또한 생활비에 지분이 많은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24년 1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대비 1.9% 상승했다. 올해 월별 물가 상승률은 2~3월에 3%대에 머물렀으나 4월부터 2%대로 하락했다. 이후 9월부터 1%대 상승률이었다. 그러나 12월에는 2%대에 근접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재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내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환율 상승과 설 성수품 수요 증가 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하며 물가 안정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율과 기저효과가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경제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내년 2월 말까지 유류세 인하와 경유·CNG 연동보조금을 연장해 겨울철 유류비와 난방비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에너지·농식품 바우처 지원도 펼쳐 다양한 물가 대응 방안도 이어 나갈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내외로 예상한다”라며 “환율이 석유류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다른 품목들은 1∼3개월 시차를 두고 서서히 영향이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다음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의 요인으로 인해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상했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시장에 가도 물가가 확 오른 게 느껴져서 무섭다”, “그래도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인다”라며 다양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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