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2027년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동조합 간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교섭대표 지위를 둘러싼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DX 부문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사실상 전제로 삼고 다른 노조에 요구안 제출을 요청한 것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업계에 따르면 20일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에 교섭 절차와 관련해 반발하는 목적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노조는 아직 교섭대표노조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특정 노조가 대표 지위를 전제로 다른 노조의 요구안 제출을 요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갈등은 초기업노조가 지난 15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동행노조에 발송한 공문에서 비롯됐다. 당시 초기업노조는 오는 12월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을 거쳐 자신들이 교섭대표 노조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두 노조에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3차 정책위원회에서 2027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른 노조들이 22일까지 서면으로 요구사항을 보내도록 기한을 설정했다.
당시 초기업노조는 “요구안 회신 기한은 10월 22일까지이며, 기한 내 회신이 없을 경우 제출할 요구안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방침도 유지했다.
아울러 초기업노조 측은 향후 잠정합의안이 마련되더라도 찬반투표에는 초기업노조 소속 조합원만 참여할 수 있다고 못을 박았다. 이러한 계획은 지난달 9일 다른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도 전달된 바 있다.

그러나 동행노조는 회신 공문을 통해 초기업노조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개시되지 않았으며, 교섭대표노조를 결정하는 법적 과정 역시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동행노조는 과반수 노조 여부가 사용자의 공고와 노동위원회의 이의결정 절차 등을 거쳐 확정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업노조가 자체적으로 대표 지위를 예상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노조의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동행노조 측은 요구안 제출 기한을 넘길 경우 의견이 없는 것으로 처리하겠다는 안내에도 반발했다. 이들은 교섭대표노조가 정해지기 전 소수 노조의 요구안 미제출을 권리 포기로 판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동행노조는 교섭대표노조가 확정된 이후에도 다른 노조에 교섭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공정대표의무가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이번 갈등은 초기업노조의 교섭대표 지위가 확정되기 전부터 노조별 권한과 참여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표면화된 사례다. 오는 12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앞두고 노조 간 입장 차이가 어떻게 조정될지가 2027년 임금협상 준비 과정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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