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룸살롱 접대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에게 한숨 돌릴 만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자신의 사건을 맡게 된 재판장이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정성을 둘러싼 오해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었지만, 해당 재판장이 직접 재배당을 요구하면서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건은 사법연수원 기수가 다른 재판장이 맡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8일 지 부장판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기존 형사4단독에서 형사10단독으로 옮겼다. 새롭게 사건을 맡은 재판장은 사법연수원 34기인 이재욱 부장판사다.
사건이 법원에 접수된 시점은 지난 4일이다. 당시 무작위 배당을 통해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가 담당하게 됐는데 박 부장판사와 지 부장판사는 나란히 사법연수원 31기를 수료한 동기였다.
결국 박 부장판사가 먼저 재배당을 요청했다. 연수원 동기라는 관계 때문에 제3자가 재판의 공정성을 의심하거나 오해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원도 사건을 다른 재판부로 넘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무작위 전산배당을 다시 실시했다. 이에 따라 형사10단독이 재판을 이어가게 됐다. 아직 첫 공판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2023년 8월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룸살롱에서 변호사 2명과 술자리를 가진 뒤 한 차례에 100만 원을 넘는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4일 지 부장판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가 동일인에게 한 번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 또는 대가성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지 부장판사 측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후배들과 모임에 참석했다가 곧바로 자리를 떴고, 비용을 2명의 변호사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각자 계산해 청탁금지법상 동일인으로 볼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공수처 역시 해당 술자리와 지 부장판사의 직무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다고 보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뇌물수수 혐의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2023년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으로 근무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등을 심리했다. 지난 2월 정기인사를 거쳐 서울북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겼다.
결국 지 부장판사는 첫 공판이 열리기도 전에 재판부가 교체되면서 사법연수원 동기가 자신의 사건을 심리하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 박강균 부장판사가 공정성에 대한 제3자의 오해 가능성을 이유로 재배당을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건은 이재욱 부장판사에게 넘어갔다. 재판부를 둘러싼 변수가 정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아직 날짜가 잡히지 않은 첫 공판과 지 부장판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단으로 옮겨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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