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이후 헌법재판소에 방화를 예고하는 취지의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검찰은 실제로 위해를 가할 의사가 인정된다며 1심 판결에 불복했지만, 재판부는 기존의 협박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해 1월 19일 인터넷에 “헌재를 불태우자”라는 취지의 게시물을 7차례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경찰을 겨냥해서도 “경찰이 폭력 쓰면 망치로 때려죽여” 등 살해나 폭행을 언급한 글을 10차례 올렸다.
수사기관은 관련 게시물들이 공무원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A 씨에게 협박 및 협박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게시물의 주된 목적이 폭력적인 집회나 방화, 특수공무방해, 공용물파괴 등의 불법 행위를 선동해 당시 사회 상황에 영향을 주려는 데 있었다고 봤다. 또한 재판부는 “불태우자”, “불태워라”, “챙겨라” 등 상당수 표현이 청유형이나 지시형으로 작성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을 메시지 전달 상대로 여긴 것”이라고 인정했다. 따라서 1심 재판부는 기존 협박죄의 성립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며 항소했다. 검찰 측은 피해자들에게 해악을 고지하려는 고의와 실제 가해 의사가 모두 인정된다는 논리를 내세워 1심 판단을 다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원지법 제4형사항소부는 21일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과 같은 무죄 선고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게시글이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해악을 고지한 것이라고 인정하기가 부족하다”라고 판단했다. 더하여 게시물에 위해 대상이나 직접적인 해악 고지가 명확하게 적혀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지난해 3월 신설된 ‘공중협박죄’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공중협박죄는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판부는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사실 자체가 이 사건의 공소사실인 기존의 협박죄로는 처벌할 수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하여 재판부는 “이를 협박죄로 처벌하면 개인의 의사결정 자유를 보호하는 협박죄가 공공질서 유지용으로 변질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법 개정 전 행위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판결은 불특정 다수를 향한 온라인 위협을 기존 협박죄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는 법리적 한계를 증명한 사례다.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는 신설된 법안의 실효성이 본격적으로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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