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를 연출한 허범욱 감독이 향년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화재 사고로 치료를 받아오던 끝에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립영화계와 애니메이션계에는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작 개봉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들려온 비보에 영화계의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에 따르면 허범욱 감독은 지난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중 28일 오전 끝내 숨을 거뒀다. 향년 43세다.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난 허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아 시인과 소설가를 꿈꿨다. 하지만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NFB) 단편 애니메이션 특별 상영회를 우연히 접한 것을 계기로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졌고, 이후 진로를 바꾸게 됐다.
그는 한국영화아카데미 등에서 애니메이션를 공부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오랜 준비 끝에 2014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창백한 얼굴들’을 선보였고, 이 작품으로 제30회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허 감독은 지난해 완성한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로 다시 한번 국제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애니메이션 영화제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는 살처분에서 살아남은 돼지와 짐승이 되기를 원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독창적인 소재와 연출을 바탕으로 호평을 받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언급을 받았고, 서울독립영화제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 작품은 다음 달 5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었지만, 지난 24일 예정됐던 언론 시사회는 고인의 건강 문제로 취소된 바 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사정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 화재 사고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허 감독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독립영화계와 애니메이션계에서는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감독을 잃었다는 아쉬움도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특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에 엄수되며,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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