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중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잠실 일대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등장했다.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둘러싸여 조롱과 위협을 겪은 경찰 간부가 내부망 폭로를 통해 현재 상황을 공개한 것이다. 그는 경찰의 권위와 공권력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며 조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일 JTBC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2기동단 경비과장인 김민규 경정은 최근 경찰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정은 자신이 송파 개표소 근무 당시 기동대 현장 배치 및 교대를 지휘했던 책임자라고 소개하며 당시 상황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김 경정은 지난 5일 잠실 시위 현장에서 일부 참가자들에게 둘러싸여 조롱받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당시 참가자들은 무전기를 든 김 경정을 향해 “왜 아무도 연락이 안 오냐”, “왕따냐”, “장난감 아니냐”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규 경정은 내부망에 “저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수많은 함성과 조롱을 감내하신 대원분들을 보호해 낼 수 없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현재까지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또한 김민규 경정은 기동대원들이 극심한 감정노동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기동대원은 인내와 무대응이 강조된다”라면서도 “작정하고 퍼붓는 시비, 도발, 욕설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기 많이 힘들다”라고 밝혔다.
특히 김 경정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규 경정은 “미신고 집회임에도 소요 사태나 대규모 폭력으로 번지지 않아 당국의 제지를 거의 받지 않고 있다”라며 “소규모 불법 행위와 일탈이 제대로 교정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경정은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핸드볼 유소년 국가대표 선수단과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적 검문검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찰과 취재진을 상대로 감금·폭행·조롱 행위를 벌인 점도 짚었다. 김민규 경정은 “앞으로 시위 양상은 어디까지 경찰이 용인할 것인지 시험하는 수준으로 번질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한편, 잠실 일대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현장 치안을 총괄해 온 오상택 송파경찰서장이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청의 언론 공지에 따르면 오 서장은 이날(10일)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과 경찰 안팎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현장 대응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집회·시위 관리 과정에서 공권력 행사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찰의 대응 기조와 향후 현장 상황 변화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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