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 임명 과정과 관련한 이른바 ‘도피 의혹’ 사건 첫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공직 임명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인사 결정은 국익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강조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고위 인사들도 일제히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은 사실관계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심리로 열린 첫 정식 재판에 출석해 이 전 장관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이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방산 수출에서 성과를 낸 인물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외교관이 아닌 국방 분야 경험을 가진 인사가 대사로 갈 경우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도 약 9조 원 규모 방산 수출과 안보 협력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 등이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 전 장관을 해외로 보내 수사를 회피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러한 시각을 전면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수사기관에 고발됐다는 이유만으로 공직 임명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출국금지 조치가 장기간 유지된 점도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출국금지 사실이나 구체적인 수사 상황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근거로 이번 사안을 ‘도피’로 규정하는 것은 정치적 해석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인사들도 동일한 취지로 방어 논리를 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측은 출국금지 해제 과정이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이 개인적 도피가 아닌 공적 업무 수행과 관련된 사안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처리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심우정 전 검찰총장 측 역시 영향력 행사 의혹을 부인했다.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를 출국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 특정 결론을 유도하거나 지시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측은 외교부에 대사 교체 절차를 전달한 것은 대통령 인사 지시를 이행한 통상적인 직무 수행이라고 주장했다. 재외공관장의 경우 체류지가 공개되는 만큼 수사 회피 목적의 도피로 보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측 역시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를 은폐하거나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을 정리했다. 호주 대사 임명이 수사 회피를 위한 조치였는지, 아니면 피고인 측 주장처럼 국익과 방산 협력을 고려한 판단이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국금지 심의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 있었는지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관련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재판에서는 당시 인사 결정 과정과 수사 상황 인지 여부 등을 둘러싼 증거 다툼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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