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상장사가 발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보수 수준이 공개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재계 연봉 1위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각 기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상반기에 총 163억 1,0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의 연봉 수준이 공개되며 재계 총수들의 연봉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표된 두산그룹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급여 17억 5,000만 원, 단기 성과급 56억 3,000만 원 외에 89억 3,000만 원 규모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을 받아 163억 1,000만 원의 연봉을 수령하게 됐다. 이는 3년 전 두산그룹이 도입한 RSU 제도를 통해 당시 주가로 21억 원어치를 지급하기로 한 주식이 원전산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올해 4배 이상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또한 같은 영향으로 두 회사에서 총 104억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상반기 연봉 1위에 등극했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7개 계열사에서 98억 8,100만 원을 받으며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2% 줄어든 수치다. 올해 2위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차지했다. 그는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비전·한화솔루션·한화시스템 등 5개사에서 124억 2,1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4위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92억 2,400만 원), 5위 이재현 CJ그룹 회장(92억 900만 원)이 재계 연봉 상위권에 올랐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 합병 마무리 성과급으로 인해 보수가 43% 증가했고, 이 회장은 장기 인센티브의 영향으로 2배 이상 연봉이 늘었다.

4대 그룹 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유일하게 8년째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7년부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뿐만 아니라 바이오·로봇 등의 그룹 전반의 미래 사업을 이끌었다. 재계는 이 회장의 무보수 경영을 두고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경영’의 일환이라 분석한다.
동일한 기간 내 대기업 총수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전문경영인의 사례도 등장했다. K-뷰티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은 화장품·미용기기 제조사 에이피알(APR)의 이민경 전무가 171억 3,500만 원, 정재훈 전무가 172억 7,800만 원을 각각 수령하며 화제가 됐다.
이들은 창업 초기 멤버로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각각 166억 7,700만 원·168억 2,000만 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기준 에이피알의 주가는 26만 원을 훌쩍 넘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올해 상반기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보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들은 계열사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법적 책임 수준은 낮추면서도 추가 보수나 ‘장기 인센티브’ 명목의 성과급을 신설해 높은 금액을 수령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들의 보수 문제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오너들의 ‘보수 책정 방식’을 투고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장의 여론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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