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에 이어 당 지도부도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5선의 박지원 의원(84)이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책임부터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데 이어 김민석 대표에게도 같은 자세를 요구하면서다. 대통령에게만 정치적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박 의원이 내세운 이유다. 개헌과 인사 문제를 비롯해 정치권을 둘러싼 여러 현안에 대해서도 여야 모두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의원은 2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이 진지하게 대국민 사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진 현실정치에 대해 집권 여당 중진의원으로 사과 말씀을 올린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사과한 만큼 김 대표도 국민에게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진지하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민주당이 대통령의 사과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도 짚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잘못했습니다”라는 말을 하게 된 상황에 민주당도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신부터 사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이 이미 사과한 이후에도 부족한 부분을 계속 문제 삼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김 대표가 개헌을 제안한 것을 “잘한 주장”이라고 평가했으며 대통령이 관련 입장을 밝힌 만큼 국민의힘도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 문제를 두고 계속 조건을 제시하며 반대하는 상황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과 개헌을 연결하는 시각에는 거리를 뒀다. 박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고 설명했다. 개헌에 필요한 200석을 확보하는 문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다. 진보권 의원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동의를 장담할 수 없으며 자신 역시 대통령 연임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개헌 성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내놨다. 박 의원은 20여 명 이상의 국민의힘 의원이 동참해야 하는 현실을 거론했다. 내년까지 개헌하지 못할 경우 이후에는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에게 임기가 종료된 이후 재판을 받겠다는 입장을 먼저 밝히라고 요구하는 상황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조건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면서 압박하는 것을 “썩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자진사퇴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문제에는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성추행과 음주 운전 등 추가 의혹이 담긴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 자신은 반대했을 것이며 김 대표 역시 몰랐을 것으로 봤다.
김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두고 김 대표와 사전에 의견을 나눴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사퇴 발표 전날 밤 해남에서 김 대표와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김 후보자가 공소 취소 모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이력 때문에 의혹을 받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국민의 반대가 크다면 물러나는 방향이 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다.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민주당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보호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에게 잘못이 있다면 수사를 받아야 하며 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성남 라인 비선의 인사 개입 의혹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박 의원은 김현지 부속실장을 보좌관 시절부터 알고 있으며 고향 후배이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내용은 의혹일 뿐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대통령이 해당 비선을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이날 메시지는 대통령의 사과를 둘러싼 책임을 당 밖으로 돌리는 대신 여당 내부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자신이 먼저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시에 김 대표에게도 사과를 요구하면서 당 지도부까지 책임의 범위를 넓혔다. 여기에 개헌에는 여야의 협력을 촉구하고 인사 의혹에는 사실 확인과 수사를 강조하면서 정치적 소속과 관계없이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