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황금 왕관 모형’을 두고 미국 내에서 뜻밖의 비판이 제기됐다. 왕의 상징을 건넨 선물이 현재 미국 사회 정서와 충돌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극찬과는 정반대로, 현지 매체는 한국을 겨냥해 “제발 분위기를 망치지 말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시사 풍자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The Daily Show)는 “한국, 대체 뭐 하는 거냐. 우리가 대통령을 왕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당신들이 와서 ‘이 멋진 왕관 좀 써보세요’라고 한 셈”이라며 “정말 멋지고 사려 깊은 선물”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냥 보통 나라들처럼 돈 자루나 줘라. 제발 이렇게 분위기 망치지 말아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노 킹스(No Kings)’ 시위에 대한 것으로, 진행자는 “왕관 선물의 시점이 참 아이러니하다”고 꼬집었다. 노 킹스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규탄하는 집회로, 지난 18일 워싱턴 D.C.를 비롯한 50개 주에서 동시 개최됐다. 약 7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 반(反)권위주의 정서가 여전히 거센 상황에서 한국이 공교롭게도 ‘왕의 상징’을 건넨 셈이다.

앞서 영국 일간 더 미러(The Mirror)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받는 장면을 자세히 보도했다. 매체는 바디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Judi James)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을 받은 직후 눈을 떼지 못했고,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제임스는 “그의 행동은 선물이 마음에 들었을 때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이라며 “트럼프는 이미 ‘이 금관을 언제, 어떤 자리에서 쓸 수 있을까’를 상상하는 듯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무궁화대훈장을 받은 뒤, 금관 모형을 전달받았다. 그는 “정말 아름답다. 특별하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한국 대통령실은 “경주를 국빈으로 찾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와 신라의 정신, 한미동맹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의미로 금관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미국 주요 언론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CNN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에 대한 애착을 고려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오찬 겸 회담 자리에서는 ‘양국의 평화와 번영’을 의미하는 금색 디저트가 나왔다”고 전했다. 반면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왕은 없다’는 시위에 직면해 있지만, 한국 정부는 군주를 상징하는 황금 왕관을 건넸다”고 지적했다.
뉴욕포스트 역시 “미국에서 700만 명이 ‘왕은 없다’고 외친 지 2주 만에 트럼프가 왕관을 받았다”고 전했고,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번 선물이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더 데일리 쇼’는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황금 골프공’에 대해서도 “대단한 선물 센스”라고 비꼬았다. 한국과 일본이 잇따라 ‘황금 선물’을 건넨 사실이 전해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연일 풍자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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