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내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가격이 2년 만에 약 20억 원 하락했다. 전청조 사건 등 잇따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그니엘 전용 190㎡는 올해 4월 60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2022년 11월 같은 면적이 80억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20억 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전용 205㎡ 역시 2022년 5월 78억 원에서 올해 3월 69억8500만 원으로 약 10억 원 하락했다.
한때 국내 초고가 주거의 상징으로 꼽히던 시그니엘은 최근 몇 년 새 각종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23년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 씨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 씨는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거주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전 씨는 소유자로 행세했지만 실제로는 월세 임차인이었다.

같은 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탁모 씨는 코인 투자로 원금 보장과 배당금 지급을 약속하며 피해자들로부터 4억2000만 원을 가로챘다. 수사가 시작되자 그는 브로커 성모 씨를 통해 검경 고위직에 청탁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수사관이 비위 혐의로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았다.
탁 씨는 당시 시그니엘 호텔 VIP룸을 이용하며 피해자들에게 재력을 과시하고 “자금 반환에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키는 방식으로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사 출신 유튜버는 “시그니엘 181㎡(90A형)를 보유한 김모 씨가 지난해부터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1년째 공실 상태를 유지 중”이라며 “월세 시세가 약 1700만 원임을 감안하면 1년간 임대 수익 손실만 2억 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김 씨는 매달 320만~330만 원의 관리비를 내고 있으며, 공실이라도 환기 시스템을 가동해야 해 연간 관리비만 3000만~4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튜버는 시그니엘의 최근 분위기에 대해 “이곳엔 스트리머, 아프리카TV(현 SOOP) BJ들이 많이 산다”며 “월세 수요가 적은 이유는 ‘지위재(positioning goods)’로서의 기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3년간 시그니엘 가격은 20% 정도 하락했다. 다른 고급 아파트들은 오히려 많이 올랐는데, 전청조 사건 이후 이미지가 훼손되며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또 “롤스로이스나 에르메스처럼 초고가 상품은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시그니엘은 사기 사건과 각종 논란으로 ‘지위재’의 이미지를 잃었다”며 “실제로 ‘여긴 사기꾼들이 많이 산다’는 인식 때문에 매입을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입주민들은 “시그니엘이 사기꾼들의 성지가 된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급 거주 시설일수록 입주 전 신용이나 범죄 이력 등을 검증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소한 신용불량이나 사기 전력, 세금 탈루 등을 사전에 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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