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조용히 공직에서 물러났던 이정도 전 기획재정부 예산실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이 다시 청와대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의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임명된 그는 앞으로 새 청와대의 실무 운영을 총괄할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 전 국장은 현재 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작업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TF 책임자로 내정된 상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 전 국장은 조만간 청와대에 합류해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보직을 맡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활동했던 당시 역할을 재현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1965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이 전 국장은 창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흙수저 신화’의 주인공이다. 대부분 고위직이 고시 출신으로 채워진 기재부에서 그는 보기 드문 비고시 출신 국장이었으며 예산실 행안예산심의관으로 승진했던 2016년 당시 실·국장 32명 가운데 유일한 비고시 간부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파견돼 변양균 당시 정책실장의 비서관으로 일했고,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도 강만수 기재부 장관의 비서관을 맡는 등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실무 능력으로 인정받았다. 기재부 인사과장, 문화예산과장 등 예산실 요직을 두루 거친 이 전 국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발탁되며 본격적으로 ‘청와대 살림꾼’으로 활약했다.
당시 그는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는 상황에서도 탁월한 일처리 하나로 총무비서관 자리에 올랐고 청렴하고 원칙주의적인 업무 스타일 덕분에 청와대 내부에선 ‘통곡의 벽’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예산 집행과 민원 대응에 철저함을 보였다는 뜻이다.
하지만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기재부로 돌아갔으나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채 4개월 만에 조용히 명예퇴직 수순을 밟았다. 이후 3년 가까운 침묵을 깨고 이번에 다시 정권 핵심 실무진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 실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관료 출신 인사가 다시 돌아왔다”라며 이 대통령이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인사 스타일을 다시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국장의 합류는 향후 청와대 이전과 조직 재정비 작업이 본격화한다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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