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년 연속 참석한 시상식은 바로 ‘삼성 호암상’이다. 이 회장은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5회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이 시상식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창립자 이병철 선대 회장의 ‘인재 제일’과 ‘사회 공헌’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된 상으로 올해까지 총 182명의 수상자에게 361억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삼성 호암상은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 공헌 등 5개 부문에서 한국계 인사들의 탁월한 업적을 기리며 이재용 회장은 2021년부터 직접 시상식에 참석하며 과학 분야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도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기초과학 부문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으로 세분화해 온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은 2021년부터 4년째 호암재단에 개인 명의로 기부를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는 기부 규모를 전년보다 5배 늘린 10억 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선대 회장의 ‘동행’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올해 수상자 명단도 눈길을 끈다. 파킨슨병 원인 유전자 작동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정종경 서울대 교수, 수학 난제 해결에 기여한 신석우 UC버클리 교수, 초정밀 광계측 기술로 산업 발전에 기여한 김승우 KAIST 명예교수, 자폐증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글로리아 최 MIT 교수, 한국 사진 예술의 영역을 확장한 구본창 작가, 그리고 국제 실명 구호 활동을 이어온 김동해 비전케어 이사장이 주인공이다.
정종경 교수는 파킨슨병의 원인 유전자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제거가 질병 예방과 치료에 필수적임을 입증했다. 김승우 교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과 인공위성 측정 등에 활용되는 초정밀 광계측 기술을 개발했다. 구본창 작가는 실험적인 사진 작업으로 한국 현대 사진 예술의 지평을 넓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는 노벨문학상위원회 스티브 셈-산드베리 위원이 호암상 35주년을 기념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축사에서 “호암상은 인류 지식의 경계를 넓힌 한국계 학자와 과학자들의 헌신을 기려왔다”라며 호암상의 가치와 노벨상의 신념이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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