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마련한 ‘이건희 소아 희귀질환 극복 사업 심포지엄’이 지난 26일 전국 12개 어린이병원 의료진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소아 희귀질환 진단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지역 병원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희귀질환은 단일 질환마다 환자가 적고 증상도 복잡해 진단 자체가 매우 까다롭다.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성장 과정에서 증상이 변해 평균 진단 소요 기간이 6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부금으로 소아 희귀질환 극복 사업이 시작됐다.
사업단은 현재까지 2,039명의 환아와 3,959명의 가족에게 유전체 분석을 포함한 최신 검사를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630명의 환아가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진단율은 약 32%에 이른다. 수도권 병원에 집중되었던 진단 기회를 전국으로 확장하기 위해 25개 병원이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최신 진단 기법과 실제 사례를 공유했다. 발표 중에는 지방 소아 환자가 사업 덕분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가 전해지며 참여한 의료진과 관계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채종희 희귀질환 사업부장(서울대병원 임상 유전체의학과·소아청소년과 교수)은 “누구나, 어디서나, 빠르게 진단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 사업이 희귀질환 진단 사각지대를 없애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소아 희귀질환 진단 지원사업은 단순히 검사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환자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의료진들 역시 “이건희 회장의 기부가 만들어낸 이 시스템은 공공의료의 새로운 기준이자 희망의 상징”이라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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