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결국 소환…계엄 국무회의 CCTV·비화폰 수사 본격화

내란 혐의로 고발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경찰에 소환됐다. 경찰청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은 이날 오전 두 사람을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확보한 CCTV와 비화폰 자료를 토대로 추가 조사에 나섰다.

특수단은 경호처 협조로 대통령실 대접견실과 집무실 복도 CCTV 영상뿐 아니라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전 가옥(안가)의 CCTV 영상까지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다. 경찰이 대통령실 CCTV를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세 차례 보존 요청 끝에 이뤄졌다.

수사팀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전날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안가로 불러 국회 봉쇄 및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계엄 선포 이튿날 안가에서 이 전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이 회동한 정황도 조사 중이다.

비화폰 관련 수사도 진행 중이다. 특수단은 지난해 12월 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김봉식 전 청장 등 3명의 비화폰 데이터가 원격 삭제된 흔적을 확보하고 증거 인멸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누가 삭제를 지시·실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수단은 비화폰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이 삭제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윤 전 대통령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돼 있으며 지난해 12월 6일은 윤 전 대통령이 홍 전 차장을 경질한 날로 알려졌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국정원과 대통령실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특수단은 비화폰 포렌식 작업과 함께 제출받은 19대의 휴대전화 분석을 진행 중이다. 관계자는 “비화폰 서버 복구는 완료됐고 법원이 요청하면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