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미국 하와이에서 국민의힘 특사단과 만나 “더불어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홍 전 시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가 여권과의 관계에 선을 긋는 한편 복귀 가능성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전 시장과의 만남은 19일(현지 시각) 이뤄졌다. 김문수 대선 후보 선대위의 요청에 따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등 ‘하와이 특사단’이 현지에 파견된 직후였다. 특사단은 약 4시간 동안 저녁 식사를 겸한 비공개 대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의원은 2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홍 전 시장이 민주당 영입설과 관련해 직접 ‘그럴 일 없다’고 밝혔다”며 “김문수 후보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고, 홍 전 시장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홍 전 시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김 후보의 승리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논란이 된 홍 전 시장의 ‘파란 넥타이’ SNS 프로필 사진도 언급됐다. 프로필 사진의 교체 시점이 특사단이 하와이에 도착한 19일이며, 민주당 상징색과 겹친다는 점에서 한때 해석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홍 전 시장이 특별한 의도는 없었고, 논란이 되자 곧바로 빨간 넥타이 사진으로 바꿨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홍 전 시장은 지난 2021년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에도 파란색 넥타이를 자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넥타이를) 파란색만 맨다고 하는데 원래 파란색은 한나라당 색”이라고 밝히며, 자신의 캠프 색상 역시 파란색 계열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도전했으나 탈락 후 탈당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하와이로 출국한 그는 “하와이는 놀러 온 게 아니라 대선을 피해 잠시 망명 온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면 돌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과의 재접촉이 이뤄진 데다, 20일 저녁에는 홍 전 시장의 제안으로 특사단과의 2차 회동도 예정된 상태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홍 전 시장의 정치 복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입장 변화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상범 의원은 “복당이나 공식 합류 여부는 전적으로 홍 전 시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