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식·외식업체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20년 넘게 이어져 온 ‘범LG가(家)’ 구 씨 일가의 오너 체제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이는 LG유통에서 출발한 아워홈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대기업 외부로 편입되는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워홈은 2000년 고(故) 구자학 회장이 LG유통에서 식자재 사업 부문을 분리해 설립한 기업이다. 이후 단체급식, 외식, 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업계 2위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2조 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구 씨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오랫동안 회사를 흔들어 왔다. 구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딸 구지은 전 부회장 간 ‘남매의 난’은 2015년부터 본격화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부사장 승진 이후 보직 해임되며 갈등이 시작됐고,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이 장자 승계 원칙을 바탕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횡령 등으로 사회적 논란에 휩싸이자 구지은 전 부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했고, 2022년 회장직에 오르면서 경영 정상화와 동시에 기업공개 및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큰언니 구미현 회장과의 갈등이 재차 불거지면서 매각은 다시 난항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에 나서면서 매각 작업이 본격화했고 7개월 만에 거래 대금 지급과 함께 인수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아워홈은 한화그룹 식구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1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는 김태원 한화갤러리아 미래사업TFT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한화그룹 전략실, 갤러리아 전략 부문 등을 거쳐 인수 계약 체결 이후 실무 전반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김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신규 사내이사도 함께 선임됐다.
한화 측은 기존 단체급식 및 식음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아워홈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기존의 급식 브랜드 운영 경험과 F&B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워홈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워홈은 단체급식 시장뿐 아니라 외식 및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한화그룹의 식음·유통 사업 강화에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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