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출마를 앞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30일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에게 내달 초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이 고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내달 2일쯤 식사를 함께하자”라고 제안했으나, 이 고문은 지방 강연 일정으로 일단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람의 통화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고문은 통화에서 “한 대행이 ‘그동안 전화 못 해 미안하다’라고 하자, 저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라고 밝혔다. 당장은 회동이 불발됐지만, 향후 가능성을 열어둔 분위기다.
이 고문은 “누구든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 있다”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그분이 어떤 자세로 국민 앞에 설 것인가”라며 회동의 전제 조건이 ‘원칙과 방향의 일치’임을 강조했다. 그는 “무턱대고 아무나 손잡진 않는다. 생각이 같다면 협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특히 “계엄령이나 탄핵에 대한 의견,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태도는 상식의 문제”라며,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해체 수준의 개혁을 요구했지만 변화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덕수 대행은 이르면 5월 1일 공직에서 공식 물러날 예정이며, 다음 날인 2일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서울 여의도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의 교감 시도는 중도·보수 통합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일각에선 한 대행이 이 고문과의 회동을 통해 ‘연대의 그림’을 그리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며 야권 재편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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