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택 육군 수도군단장(중장)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사적 지시를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군단장과 가족이 비서실 직원들에게 수영장 접수, 자녀 결혼식 잡무, 중고 거래 대행 등 다양한 갑질을 했다”라는 제보를 공개했다. 센터는 카카오톡 메시지와 통화 음성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제보에 따르면 박 군단장은 부사관 신분의 비서실 직원들에게 새벽 4시부터 수영장 아쿠아로빅 프로그램 접수를 하는가 하면, 딸의 결혼식 당일에는 새벽 5시부터 운전, 하객 안내, 화환 정리 등 잡무를 맡겼다. 결혼식에서는 “하객 150명이 다 오면 식사하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적 지시는 취미생활에도 이어졌다. 비서실 직원들은 군단장의 반려동물 새장 구매, 관사 내 러닝머신 중고 거래를 개인 차량으로 처리했으며, 각종 스포츠 경기 티켓 확보를 위해 뛰어야 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하자 박 군단장은 과거 사례를 들며 질책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단장 부인 A 씨도 직원에게 개인적인 업무를 맡겼고, 통화 녹취에서는 “주말에 신경 쓰게 해서 미안하다”라는 발언도 확인됐다. 이 외에도 관사 내 감 따기, 화단 관리, 길고양이 포획, 택배 수령 등 다양한 잡무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군단장이 사적 지시가 외부에 알려질 것을 우려해 단둘이 있을 때만 명령했다”라며, 국방부에 철저한 실태 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육군은 이날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자세히 확인하고 있으며, 현장 조사를 진행해 적법한 조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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