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산불 피해로 먹이를 잃은 코알라 약 700마리를 총으로 안락사시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당국은 부즈 빔 국립공원에서 헬리콥터를 동원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코알라들을 선별한 뒤 총으로 사살하는 방식으로 안락사를 시행했다. 지난 3월 부즈 빔 국립공원에서는 대규모 산불로 약 2200헥타르(약 666만 평)가 소실되면서 코알라들의 주요 먹이인 유칼립투스 군락지가 대부분 파괴됐다.
당국은 이번 조치가 “고통을 줄이기 위한 인도적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리사 팔마 야생동물보호협회 최고경영자는 “화재 이후 코알라들이 먹이를 찾지 못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고, 이를 신속히 끝내기 위한 결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부즈 빔 국립공원에는 약 2,000~3,000마리의 코알라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상당수는 화상이나 부상으로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 토드 빅토리아주 에너지환경기후변화부 생물다양성 책임자는 “수의사와 야생동물 복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신중히 결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도 거세다. 20년간 코알라를 연구한 센트럴 퀸즐랜드 대학 롤프 슐라글로트 생태학자는 “이번 사태는 오랜 기간 코알라 서식지를 부실 관리한 결과”라며 “생태계 보호에 소홀했던 정부의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헬기 사살 방식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보다 인도적인 해결책이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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