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하다 6일 만에 ‘응급실’ 실려 간 의협회장, 결국 이런 입장을…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허겁지겁 증원할 필요 없어”
단식 6일 만에 응급실행

지난달 26일 의료 공백 사태를 해결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취지에서 단식에 들어간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6일 만에 단식투쟁을 멈추고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응급실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달 31일, 단식 6일 차에 벌어진 일로 임현택 회장은 서울 동작구 중앙대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협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임 회장이 이날 저녁 급격한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라며 단식을 시작하고 6일 만에 중단됐다고 밝히며 임 회장이 부정맥 증상이 심화해 의식 저하 등 위험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의협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농성장 내부 온도는 40도가 넘었다”라며 “연일 한낮 폭염 속에서 극심한 탈수와 어지러움 증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는 몸을 일으키기조차 어려워했고 당뇨 및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 악화로 고통스러워했다.” 밝혔다.

실제로 임현택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앞마당에서 단식농성장을 차리고 무기한 단식 투쟁을 벌이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국회 등에 의료 대란에 대한 책임을 묻고 수습을 촉구한 바 있다.

이어 단식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지 이틀 만에 공식 입장을 전했다. 임현택 회장은 지난 2일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 “무리한 정책을 일단 멈추고, 의료계와 논의하라고 국민께서 정부에 요구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입장은 ‘단식을 중단하며’로 시작하는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전해졌다. 특히 그는 “대통령 국정 브리핑에서 확인된 정부의 충격적인 의료 상황 인식으로 우리나라 의료체제 붕괴는 피할 수 없다”라며 “의료계가 수도 없이 호소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은 결과, 지금 우리 사회는 풍전등화의 상황”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나라 의료 체제도 개선할 문제는 있지만, 현재의 우수함을 지켜 나가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한다. 정부가 한국의 좋은 의료를 함부로 망가뜨리고 일방적으로 의료 개혁을 강행해 2월 전에는 없었던 의료대란을 국민께서 겪고 계신다”라며 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이 나서야 한다는 점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임현택 회장은 “2025년 증원이 계획대로 되면 의대들은 올해 휴학한 학생들까지 약 7,700명을 가르쳐야 해 의대 교육은 파탄을 피할 수 없다”라며 “당장 내년에 의사 3,000명, 전문의 3,000명이 배출되지 않아 혼란은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수십 년을 좌우할 장기적인 문제를 이렇게 졸속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 국민께서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일단 멈추고, 국민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논의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라고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하루빨리 의료를 정상화하고 싶다는 의료계의 처지를 대변하며 “이제 단식을 마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을 수 있도록 14만 의사의 힘을 모으겠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런 임현택 회장의 대국민 호소문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여전히 의료계에 싸늘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복수 언론사의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의사 갑질을 제발 멈춰주세요. 국민이 호소합니다”, “의사가 맞긴 한 건가요? 국민은 응급실 가고 싶어도 의사들이 막아서 실려 가지도 못하는데. 용케 통과하셨네요”, “국민 건강을 담보로 협박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다시 국민을 찾냐?”, “그냥 더 굶으셔라. 국민 목숨 줄 붙들고 협상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국민한테 멈춰달라고? 염치가 없어”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응급실 갈 정도면 건강이 우려된다.”, “의사들과 정부가 합의점을 잘 찾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임현택 회장을 응원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런 반응은 소수에 속했다.

이같이 의료계를 향한 싸늘한 시선이 주를 이루면서 앞서 의료계가 의대 증원 반대를 위해 보인 행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개월째 이어가고 있는 의정 갈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