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경 이사장 주식 기부
LG복지재단 반대의견
“추후 법적 문제 발생 있어”
최근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이사장이 주식 기부 의사를 밝힌 바이오 업체 A사 주식 관련 기부 여부가 재단 이사회의 반대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연경 이사장이 해당 주식의 매입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된 것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데다 해당 주식 기부를 승인할 경우 이사들도 법적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어, 이사회에서는 ‘보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0일 재계에 따르면, LG복지재단은 2024년 2차 이사회를 열고 구연경 이사장이 기부 의사를 밝힌 A사 주식 3만 주를 받아들일지 논의했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이사회는 구연경 이사장을 포함해 한준호, 윤경희, 신영수, 한승희, 인요한, 박영배 이사 등 7명으로 구성됐으며 감사는 안경태, 안용석 등 2명이 참여했다.
LG복지재단이 공개한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사진들의 안건에 대한 추가자료 요청에 따라 금번 안건은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해졌으며 다음 이사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이사진들의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는 구연경 이사장의 주식 기부 안건 처리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판단했으며,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채 주식을 기부받을 경우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조사에 나설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져 ‘보류’ 상태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당초 이번 의혹은 구연경 이사장의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지난해 4월 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이오 업체 A사의 주식 3만 주를 구연경 이사장이 개인적으로 취득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연경 이사장의 주식 취득을 두고 KBS가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 취득 의혹’을 제기하면서 구 이사장은 LG복지재단에 해당 주식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의 주식 취득이 무슨 논란의 여지가 있을까 싶지만, 해당 주식을 취득한 시점에 따라 위법 여부가 갈린다. 구연경 이사장이 블루런벤처스의 투자 정보를 알고 해당 주식을 취득한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 실제로 1만 8,000원 선에 거래 중이던 A사의 주가는 블루런벤처스의 투자 유치 이후 주가가 16% 이상 급등해 지난해 5만 4,000원 선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구연경 이사장이 보유한 A사의 현재 주식 가치는 약 12억 원 상당이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174조에 따르면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 중요 정보를 특정 증권 등의 매매·거래에 이용하는 행위는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이 내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구연경 이사장 측이 정확한 주식 매수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해당 기부가 논란을 잠재우면서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 제기되며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공익재단에 출연하거나 기부한 재산의 경우 증여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국의 관련 수사 착수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한 의심 사례가 적발될 경우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이 조사에 착수한다. 향후 조사 결과 위법 혐의가 발견된다면 금융위원회 산하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되며 현재까지 조사 착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구연경 이사장의 남편이자 해당 논란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블루런벤처스의 윤관 대표는 국세청과 종합소득세 납부를 두고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윤관 대표는 123억 원 규모의 탈세 의혹을 받고 있으며, 국세청의 추징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미국 국적을 가진 윤관 대표가 국내에서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거주자’에 해당하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이달 30일 변론기일이 잡혔으며, 소송 결과에 관심이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