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
일본 법인을 통해 매수
약 2,052억 원의 자산가치
한때 가상화폐 자산인 비트코인을 ‘사기’로 치부하며 화제를 모았던 JP모건체이스가 투자자들에게 매수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투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수요가 급증해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행보로 해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재정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 경기침체 가능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가치를 미리 알아본 한국 기업이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상장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비트코인을 대거 사들였던 국내 최대의 게임사 넥슨이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게임사가 가상자산 가치 상승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처음부터 넥슨이 이러한 우호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당시 비트코인이 폭락하면서 넥슨의 주가까지 폭락하자 주주들은 원성을 토로한 바 있다. 이는 당시 손실만 50%, 액수로는 6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손실됐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평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는 넥슨이 결국 ‘존버(최대한 버티기)’의 승자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넥슨은 전 세계 상장기업 중 14번재로 많은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21년 일본 법인을 통해 1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로 약 1,130억 수준이다.
당시 평균 매입 단가는 개당 5만 8,226달러로, 한화 약 6,580만 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1,717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이에 대해 당시 오웬 머호니 넥슨 일본 법인 대표는 “자사의 비트코인 매수는 주주 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고 밝히며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즉, 인플레이션으로 현금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함과 동시에 비트코인의 뛰어난 유동성과 투자성을 주목한 것이다. 이어 넥슨코리아 측은 비트코인 매수액이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이기 때문에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넥슨의 비트코인 매입은 창업자이자 실질적인 주인으로 꼽혔던 지주사 NCX의 대표 故 김정주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추측된다. 김정주 창업주가 이전부터 암호화폐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넥슨 일본 법인의 최대 주주가 NCX라는 점을 고려하면 넥슨의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는 김정주 창업주의 결단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김정주 창업주의 관심에서 시작됐던 넥슨의 비트코인 투자,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20일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05% 내린 10만 5,803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화로 약 1억 4,734만 원에 달한다.
넥슨이 현재까지 1,717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2,052억 800만 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넥슨은 비트코인 투자로 인해 약 923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20일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JP모건의 연례 투자자 행사에서 “나는 비트코인의 팬은 아니지만, 우리는 고객이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비트코인을 ‘내재 가치가 없는 사기’, ‘가상자산은 반려 돌멩이’ 등으로 표현하며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던 다이먼 CEO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시장의 흐름과 투자자 수요에 대한 실용적인 대응으로 해석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재정 불안정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