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주)금양
배터리 사업 기대감 상승분 대부분 반납
관리종목 지정돼 코스피200에서 퇴출

‘배터리 아저씨’ 영향으로 높은 주가를 기록했던 금양이 연일 고초를 겪고 있다. 앞서 금양은 회사 홍보 이사였던 박순혁 씨가 유튜브 등에서 소위 ‘배터리 아저씨’로 유명해지면서 이차전지 주도주 역할을 했다. 2022년 5,000원대였던 주가는 이듬해 20만 원 근처까지 폭등하면서 지역 산업을 주도하는 업체로 떠올랐다.
금양은 1955년 부산진구에서 금북화학공업주식회사로 시작했다. 1971년부터 합성수지, 고무 등 고분자재료에 첨가되는 화공약품인 발포제 생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이어 오다 1978년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에 상장하고 사명을 ㈜금양으로 변경했다.

금양이 날개를 단 것은 2020년 이차전지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부터다. 2023년 1월 ‘1조 원 클럽’에 머물던 금양의 시총은 이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같은 해 10조 원을 넘겼다.
그러나 전기차 산업에 캐즘이 오면서 이차 전지에 대한 거품도 사그라졌고, 금양의 시총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 종가 기준 금양 시총은 1조 2,511억 원으로 집계됐다. 6조 1,474억 원으로 나타났던 지난해 초에 비하면 5조 원가량이 증발한 것이다.

시장 상황이 나빠지는 가운데 공시에서 반복적인 문제를 일으킨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금양은 지난 2023년 이익을 과도하게 산정했다가 다음 해 정정공시를 통해 축소하며 벌점 10점을 부과받으며 논란이 됐다. 이는 몽골 광산에 대한 이익으로, 몽골의 리튬 광산 개발 당시인 2023년 다음 해 매출액 4,024억 원, 영업이익 1,61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2025년과 2026년에는 매년 4,680억 원의 매출과 1,872억 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즉,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조 3,386억 원과 5,354억 원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다. 이 추정치는 지난해 정정 공시를 통해 2024년 예상 매출액은 66억 원으로, 영업 이익은 13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금양은 지난해 9월 시설자금(3.500억 원)과 채무상환(1,000억 원) 명목으로 4,500억 원 규모의 유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유상 증자 결정을 번복하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벌점 7점이 부과됐다. 이번 벌점으로 금양의 1년 누적 벌점이 17점이 되면서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고, 이에 따라 5일 하루 한시적으로 거래 중지가 됐다.
이번 유증 철회로 인해 금양은 상장 적격 심사를 받을 수도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불성실 공시에 따른 누계 벌점이 최근 1년간 15점 이상일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량주들을 모아 놓은 코스피200 지수에서도 퇴출 결정이 났다.

일각에서는 금양의 회생이 불성실 공시 문제를 일으켰던 몽골 광산에 달렸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양은 2023년 약 1,000억 원의 금액으로 몽골의 리튬 광산을 인수한 바 있다. 한편, 금양의 높은 부채 비율과 감사 의견 등을 근거로 앞길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예측돼 금양의 존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기준 금양의 부채 비율은 1,285%였다. 이는 타 이자 비용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이기 때문에 금양의 부채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양은 이와 관련해 5일 “주주 여러분과 투자자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책임감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해당 사과문에서 몽골 광산의 직접 경영 강화와 공장 완공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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