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마통’ 개설
문체부에 공문서 1장만 보내
유인촌 장관 “규정 위반이다”
최근 은행권에서 전방위 가계대출 조이기에 돌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과 관련한 대출의 문턱이 높아져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몽규 협회장이 이끄는 대한축구협회의 경우 615억 원의 상당한 규모의 대출을 공문서 1장으로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이목이 쏠렸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해당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YTN과 스포츠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대한축구협회는 615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추가로 제출한 자료 역시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초 대한축구협회가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할 당시 정부 승인을 요청했을 때, 상황 계획 보완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추가적인 요구에도 그대로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지난달(8월) 26일 “원래는 승인을 받고 그렇게(대출) 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한 것 자체가 사실은 (관련 사항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논란은 감독 선임 절차 논란으로 우연히 드러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천안축구센터 건립 예산 마련을 이유로 615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장 개설 이후 7월 말까지 대한축구협회는 약 8억 원의 대출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하여 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로 전한 승인 요청 건의 공문은 단 1장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해당 공문서에는 천안축구센터를 짓는 데 발생하는 비용과 쓸 수 있는 재원이 나열되어 있었다. 이는 예산안 보고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었다.
해당 논란이 가중되자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대출을 먼저 진행하고 추후 승인하는 것으로 협의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요구한 추가 보완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각 담당자가 대면한 다음 날 곧바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축구협회가 615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모두 사용할 경우 한 달 이자는 3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대한축구협회는 천안축구센터 설립에 이어 성적 논란이 된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750만 달러(한화 약 99억 8,700만 원)의 위약금을 물게 되면서 재정적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판단된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2023년) 12월 개최된 제7차 이사회에서 축구센터 건립에 855억 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제외하고도 필요한 일반 예산이 1,021억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으로 1,876억 원을 확정했지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위약금이란 변수가 등장하면서 재정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축구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논란 속에 출범한 ‘홍명보호’의 첫 성적표가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교하여 약체로 꼽히던 팔레스타인과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한국 축구팀은 득점하지 못하며 최종 무승부를 기록했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투입되었음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축구 팬들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부터 쌓인 분노의 화살을 대한축구협회로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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