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은행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연이어 확인되면서 금융 보안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에서 고객 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간 사례가 잇따랐고 일부 사고에서는 주민등록번호와 대출 관련 정보까지 노출됐다. 금융사들은 긴급 점검과 보안 강화에 나섰지만 공격 방식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피해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신한은행이다. 약 2만 5,000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외부에 노출됐고, 고객명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 산출한도 등 대출 신청 과정에서 활용되는 자료까지 포함됐다.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 97건 역시 유출 대상에 들어갔다.
사고는 대출모집인이 고객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M 신한’ 간편조회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공격자는 인증 절차를 우회한 뒤 입력값을 무작위로 대입하는 방식으로 고객 번호를 확보하고 추가 정보를 빼낸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에서도 별도의 침해 사고가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에 비정상적인 외부 접근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119명의 개인신용정보가 노출됐다. 고객명과 연락처, 주소,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된 항목에 포함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7월 외부 개발업체 직원의 과실로 고객 닉네임과 연계정보 등 1만 7,551건이 외부에 노출된 바 있다. 최근 다른 은행들의 사고까지 이어지자, 즉각 대응체계도 강화했다.
우리은행은 정보보호 최고책임자 주관으로 관련 IP를 전수 점검하고 공격 가능성을 분석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상징후 모니터링 강도를 높인 상태이며 추가 의심 IP가 발견될 경우 접속 이력을 확인한 뒤 즉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대출 모집 업무에 사용되는 시스템은 외부 접근 가능성을 낮추는 구조라는 설명도 내놨다. ODS 태블릿 단말기를 사용하고 원인증서를 통한 스마트폰 인증 절차까지 거쳐야 접속할 수 있어 일반적인 외부 로그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은 타행 사고 이후 자체 점검에 나섰지만 대출 모집과 연계된 외부 서비스는 없었고 별다른 이상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접근 권한 관리와 중요정보 암호화, 이상행위 감시 등을 중심으로 다중 방어체계를 운영 중이다.
앞으로는 외부에 노출된 로그인 페이지를 찾아내는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공격 표면관리 솔루션을 활용해 외부 접점을 사전에 찾아내고 위험 요소를 줄이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전용 업무망을 외부망과 분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허가된 사용자와 등록된 업무용 기기만 접근하도록 제한해 내부 시스템으로의 무단 침입 가능성을 낮추는 구조를 마련했다.
보안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공격 방식의 변화다. 신한은행 사고를 두고는 이미 유출된 계정정보를 반복 대입하는 ‘크리덴셜 스터핑’ 방식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AI 기반 자동화 도구가 공격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활용 여부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위협 분석가들은 공격 과정에 자동화 기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표 사례로 거론되는 ARTEX AI는 중국어를 중심으로 깃허브에 공개된 대규모언어모델 기반 자율형 침투테스트 시스템이다. 정보 수집부터 취약점 탐색, 공격 경로 설계, 보안 도구 실행, 취약점 검증까지 여러 단계를 자동화하도록 만들어졌다.
결국 최근의 연쇄 정보유출은 개별 은행의 단발성 사고를 넘어 금융권 전체 보안 체계를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한 은행 특성상 한 차례 침해만으로 피해 규모가 빠르게 커질 수 있는 만큼 사전 탐지와 접근 통제, 이상징후 차단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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